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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ILO 협약 비준·입법하고, 미해결 쟁점은 21대 국회가 처리하자""협약 발효 시점까지 1년간 추가 논의하자" … 'ILO 핵심협약 비준과 국내 노동법의 정비' 토론회
▲ 김미영 기자

20대 국회가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동의안과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동시에 처리하되, 노사 간 이견이 큰 쟁점은 시한을 정해 21대 국회에서 추가 논의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65년 일본을 보라"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과 국내노동법의 정비'라는 주제로 국제노동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한국ILO협회와 한국비교노동법학회·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마지막 정기국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0대 국회가 할 수 있는 '실현가능한 선택'에 초점이 맞춰졌다. 20대 국회가 이대로 빈손으로 끝나면 차기 국회에서 정부 입법안이나 ILO 기본협약 비준동의안을 다시 마련해 국회로 보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국회에는 ILO 강제노동 협약(29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87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 협약(98호) 비준안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법 현실을 고려하면 선 비준, 후 입법은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지"라며 "현실적인 비준 방법은 노동관계법 개정과 협약 비준 동시 추진"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자를 동시에 추진하되 개정 노동관계법과 협약 시행일을 일치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본이 1966년 ILO 87호 협약을 비준했을 때 방법을 차용하자는 주장이다. 일본은 1965년 5월 국회에서 노동관계법을 먼저 개정하고 1966년 6월 87호 협약을 비준했다. 그런데 노동관계법 개정시 시행 규정과 미시행 규정을 구분해 87호 협약 발효 후 6개월간 추가 논의를 하도록 했다. 법 개정 당시 노사정 간 이견이 있는 부분만 남겨 놓은 것이다. 대신 부칙에서 미시행 규정이 협약 발효일에 맞춰 자동으로 시행되도록 날짜를 못 박았다. 일본 노사정이 6개월을 끌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미시행 규정은 결국 부칙에 따라 자동 시행됐다.

이 교수는 "이 방법의 장점은 최소한 1년 이상의 법 개정을 위한 추가시간을 벌 수 있고, 추가기간 동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도 법 공백상태를 피할 수 있으며 ILO 기본협약 비준의 발효일이 특정돼 노사정과 국회에 합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협약 비준과 일본처럼 해제조건부 개정법을 국회에서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도 힘을 실었다. 김 연구위원은 "이번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논의를 하고 쟁점을 남기는 방식의 부대합의를 하는 방안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로 떠넘기고 손놓은 정부
"법 개정 전 할 수 있는 최소한 조치라도 하라"


지난 7월30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ILO 협약 비준에 따른 입법안을 놓고 노사는 여전히 충돌했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나 직장점거를 금지한 조항을 납득할 수 없다"며 "ILO 기본협약에 충실한 법 개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실장은 "무엇보다 힘이 빠지는 것은 지금 상황이 20대 국회에서 협약 비준동의나 입법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법 개정 전이라도 이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완 한국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ILO 협약 비준 자체가 아니라 합리적인 제도개선이 목적이 돼야 한다"며 "단결권만 확대하자는 주장은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상헌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 협약 비준을 제안하고 국회가 동의한다면 노사정이 협약이 발효될 때까지 1년간 쟁점을 정리해 개선 로드맵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다"며 "협약 발효 후 국내법과의 관계는 사법부가 판결을 통해 조화로운 해석으로 국제규범의 내면화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국회가 입법을 통해 개선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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