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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게 휴식을 제언한다
▲ 한석호 노동운동가

나는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희망한다. 문 대통령 실패는 박근혜를 탄핵한 뜨거운 겨울의 좌절감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불평등·불공정 개선에 실패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재집권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나는 극우 재집권을 희망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이런 꿈을 꾼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이 성공하고 더불어민주당이 한 번 더 집권한다. 더불어민주당 정부 10년이면 피로감이 쌓이면서 바꾸자는 흐름이 형성될 것이다. 그때 정의당이 집권한다. 그 뒤로는 ‘정의당·녹색당·민중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번갈아 집권한다.” 꿈을 꾼 지 2년밖에 안 됐는데, 당세를 회복하려면 최소 3년에서 5년은 걸릴 것으로 봤던 자유한국당이 펄펄 살아나 기세를 떨치고 있다. 차기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집권을 우려하는 형국이 됐다. 안타깝게도 정의당이 차기 대선에서 문 대통령 실패를 대체할 만한 정치세력으로 서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동이든 시민이든 사회운동에도 대안은 없다. 그러함에도 나는 그 꿈을 놓칠세라 손아귀에 꾹 움켜쥐고 있다.

관건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한국 정치문화를 지배하는 건 상명하복 유교 습성이다. 한국은 미국처럼 자리를 걸고 대통령과 논쟁하는 참모가 없다. 왕의 올바른 정치를 위해 사약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충신의 아름다운 일화는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을 뿐, 현실에는 없다. 보수든 진보든 우두머리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따르는 들쥐 습성이 갈수록 심화하는 사회다. 한국 대통령에게는 미국 대통령보다 더 많은 권력이 집중돼 있다.

최근 나는 언론을 통해 접하는 문재인 대통령 표정에서 피곤함과 초조함을 읽었다. 주변에 운을 띄워 봤다. 그렇게 느낀다는 이가 제법 있었다. 나만의 느낌은 아니었다. 제아무리 일 중독자에 강철 인간이라 해도 세상 온갖 일 다 올라오는 그 자리 2년 반이면 기진맥진할 만도 할 거다. 뭔가 해 보려 할 때마다 방해하는 듯한 세력에게 짜증도 날 거다. 그런 상태일 텐데 임기는 5년, 절반이 어찌 지났는지 모를 만큼 훌쩍 지났을 텐데 남은 기간은 절반밖에 없다. ‘어’ 하는 사이에 날아갈 시간이다. 더구나 한국의 대통령 역사는 비참의 연속이었다. 역대 대통령 11명 중 임기를 온전히 채우고 임기 후에 안전했던 당사자는 김영삼·김대중 둘뿐이었다. 후임 문제와 퇴임 후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상태의 반영일까. 대통령 정치가 진정성 정치에서 공학 정치로 변질된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정치에 공학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진정성 정치에서의 공학과 공학 정치에서의 공학은 다른 것이다. 받아들이는 국민에게도 전혀 다른 느낌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잇따른 삼성 방문, 정시 확대 발언 등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서 진정성 정치가 아닌 공학 정치가 느껴진다.

임기를 다 마칠 즈음 문재인 정부 경제성장률, 대북 관계, 개혁 성과 등 모든 지표가 50점을 안 넘을 수도 있을 거다. 그러면 자유한국당 등이 공세를 펴겠지만, 민생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지 않는 한 진보와 중도 성향의 국민은 점수만으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조바심 내지 않았으면 한다.

대통령 정치의 해답은 여전히 그 뜨거운 겨울의 탄핵촛불 속에 있다. 바로 그들이 문재인 정치의 기반이다. 조국 사태로 그 기반에 금이 많이 간 상태다. 그러나 아직은 시간이 있다. 다시 모을 수 있다.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그래서다. 대통령에게 휴식을 제언한다. 건조한 일 중독자에게 휴양지에서 쉬라 하면 동의하지 않을 거다. 일하며 쉬는 휴식이 있다. 일 중독자는 안다. 쉼 없이 일은 하면서 몸과 마음을 식히는 그런 휴식 말이다. 민감한 사안 두어 주 미룬다고 대한민국 망하지 않는다. 무거운 사안에 초조하게 매달린다 해서 해법이 빨리 나오는 것도 아니다.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다 해서 그 상태가 고정되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조국 사태의 꼬인 실타래는 끊어야 한다. 남은 임기를 다 쏟아부어도 풀 수 없다. 심하게 꼬인 실타래는 아깝다고 매달릴수록 더 엉키는 법, 잘라 내고 새로운 실타래를 걸어야 한다.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면 된다. 그 뜨거운 겨울의 촛불이었다가 조국 사태에 좌절한 이들은 완전히 떠나지 않았다. 다시 붙들어야 한다. 열성 지지층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아직 대통령의 정치가 시도하지 않은 일이 있다. 한국 사회의 심각한 불평등·불공정 토대를 뒤흔드는 구상 말이다. 이런 기획은 어떨까 싶다. ‘대통령이 직접 주관한다. 너덧 차례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한다. 각계각층 대표가 참여한다. 불공정·불평등 상황과 새로운 대한민국 희망을 논의한다. 언론을 통해 생생하게 중계한다.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각종 부대 토론을 잇는다. 대타협을 한다. 사회협약을 체결한다. 국회에 넘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하자는 것이 아니다. 검사와의 대화 같은 방식이 안 되도록 정교한 기획이 필요하다. 남은 임기 2년 반이면 시간은 충분하다. 구상이 성공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 구체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언감생심, 이 글이 대통령에게 전달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핵심 참모들에게 전하는 제언이다. 대통령에게 공학 정치를 들이밀지 말라. 문재인의 최대 장점은 진정성 정치다. 대통령이 진정성 정치로 돌아오게 하라.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고, 사약을 마다하지 않는 참모다.

노동운동가 (jshan8964@gmail.com)

한석호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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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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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욱 2019-10-29 07:54:24

    지랄을 하네. 문재인이 일중독이면 그렇게 매번 휴가를 처가냐. 원칙 어기는건 일상다반사에 일차원적인 정책. 제대로 사회생활 해보기라도 했냐? 문재인새끼가 일중독이면 이명박은 뭐였을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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