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병욱 변호사(법무법인 송경)

한국서부발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망한 고 김용균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정신을 기리고자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이 26일 출범한다. 산업재해 추방과 노동자 건강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 안전하고 차별 없는 일터,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 사회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김용균재단은 “더 이상 위험의 외주화를 방치할 수 없다”며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 위험의 외주화 중단, 발전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한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가 준비를 시작했고, 이제 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미 8월19일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10일 태안 화력발전소의 외주업체 소속 김용균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던 중 사망한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을 원·하청 간 구조적인 문제, 즉 위험의 외주화로 지목했다. 특히 현재 입법예고된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법·제도 개선 권고안으로 적시했다. 그러면서 김용균 특별노동안전조사위는 권고안 이행점검을 위한 ‘이행점검위원회’를 김용균 특조위에서 추천하는 조사위원 5인을 포함해 구성하고, 2년간에 걸쳐 이행점검 활동을 하며, 필요한 경우 위 활동을 1년간 연장하도록 권고했다.

김용균 노동자 사망과 관련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에도 ‘9월2일 선로 작업 40대 외주노동자 사망, 9월10일 수산물업체 탱크 작업 노동자 4명 사망, 9월18일 공사현장 노동자 추락 1명 사망, 9월20일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사망, 9월26일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사망, 9월28일 부산 오페라하우스 공사 노동자 1명 사망’ 등 거의 하루가 멀다 하고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3년간 산재를 당한 하청노동자는 1천11명이었고, 전체 산재 사망자 10명 중 4명은 하청노동자였다. 거의 하루에 한 명꼴로 하청노동자가 사망하는 것이다.

2016년 5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비정규직 청년 김군이 사망했다. 이에 서울시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위험의 외주화가 사망 원인 중 하나임을 발표했으며 이행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후 서울시가 외주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인력을 확충하면서 스크린도어 고장과 이에 따른 인명사고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하청노동자들의 산재사망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의 계속되는 산재사망을 줄이기 위해서 이번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에 대한 철저한 이행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지난달 30일 김용균 특조위 활동은 종료됐지만, 정부는 이행점검위를 구성하지 않았다.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다.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이행점검위를 구성하고 권고안을 이행해야 한다.

이제 곧 출범하는 김용균재단이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하며 지속적인 이행을 촉구하는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뜻에 따라 비정규 노동자 정규직화와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 노력을 다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마지막으로 김용균재단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출범까지 애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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