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노동위원회가 가천대길병원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상 조정을 중지했다. 노조는 파업 여부를 결정할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

25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가천대길병원 노사는 지난 24일 9시간 가까이 조정회의를 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인천지노위는 같은날 밤 10시30분께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에 따르면 조정회의에서 노사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체계 개편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사측안에는 전 직원을 매년 4개 등급(A·B·C·D)으로 나눠 평가하고, 호봉제는 폐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승진자에 한해 임금을 인상한다. 노조는 “사측안 대로라면 10년차 이후는 80% 이상이 승진 누락자로 설계돼 연봉이 동결된다”며 “10년차 이하도 10% 고정승진 누락자가 발생하도록 설계돼 관리자 눈치보기와 갑질이 노골화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사업장에서 연봉제는 과잉진료를 유발해 진료비를 폭등시킨다”며 “노조 산하 190여개 사업장 중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전환한 곳은 단 한 곳도 없고 대부분 근속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파업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파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박민숙 노조 부위원장은 “조합원에게 사측이 강요하는 연봉제가 얼마나 불합리한지 알려서 다음주 중 파업을 하려고 내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병원측과 지난 6월28일부터 임단협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인천지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지난 10일 새벽까지 진행한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노사는 쟁의조정 기간을 24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가천대길병원지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재적 조합원 대비 74% 찬성으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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