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집배원의 산업재해 발생률이 소방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배원 인력 확충이 소포우편물 증가량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 심화한 장시간 노동과 업무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28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우체국 집배원의 근로환경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집배원 산재 발생률은 1.62%로 조사됐다. 같은해 전체 산업 평균(0.49%)보다 4배가량 높았다. 심지어 위험노출도가 높은 소방관(1.08%)을 앞질렀다.

2017년 집배원 연평균 노동시간은 2천745시간이다. 이 중 초과근무 명령권자가 인정한 노동시간은 2천468시간이다. 277시간의 무료노동이 발생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노동시간은 통계청의 2016년 경제활동인구조사 통계에 따른 같은해 임금노동자 연평균 노동시간 2천52시간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집배원이 1년 동안 다른 노동자보다 길게는 86일(하루 8시간 기준) 더 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집배원 노동시간이 긴 것은 늘어난 물량에 비해 인력충원이 되지 않아서다. 2015년 1억9천만통이던 소포우편물은 지난해 2억7천만톤으로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집배 인력은 1만9천171명에서 2만865명으로 1천694명(8.8%) 확충에 그쳤다.

우편물 배달 난이도는 높아지고 있다.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10년간 집배원 한 명이 배달하는 지점(배달점)이 7.8% 증가했다. 1인·소인 가구가 늘어난 데다, 소규모 기업·사무실이 확대돼 우편물을 배달해야 하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농어촌 지역은 인구 감소로 감원이 이뤄지면서 집배원 한 명이 담당하는 배달 거리가 길어졌다.

입법조사처는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우선과제로 인력충원을 꼽았다. 현재 시행 중인 토요택배와 관련해 노사가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입법조사처는 "집배원들이 처한 장시간·고강도 노동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은 적절하고 적시적인 인력충원"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여유관서 인력을 부족관서에 재배치하는 등 인력운용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