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도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자 홍영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자유한국당측 위원을 임의로 지정하고 안건조정위를 소집했다.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의 폭주가 도를 넘었다”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안건조정위에서 의결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의 안건조정위 구성 요구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정개특위가 활동기간 만료일인 31일까지 선거제 개혁안을 의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이 27일 오후 직권으로 자유한국당 안건조정위 위원에 장제원·최교일 의원을 지정하고 안건조정위를 소집했다. 이날 오전 정개특위 여야 간사협의에서 홍 위원장은 "정오까지 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밝혔지만 자유한국당은 제출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전날 김종민·이철희·최인호 의원과 김성식 의원을 위원 명단에 올렸다.

홍 위원장은 “어제(26일) 갑자기 정개특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에서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했다”며 “오늘 아침까지도 안건조정위 구성에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직권으로 (위원을)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안건조정위를 신청해 놓고 구성하는 과정에서 무산시키려는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은 같은날 오후 열린 안건조정위에서 “자유한국당이 연찬회를 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오후 2시에 안건조정위 소집을 강행하는 것은 정치적 금도를 넘은 행위”라며 “여러분이 날치기 의결을 하기 직전까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문제점과 비민주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동의를 구하겠다”고 주장했다.

안건조정위 위원들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김종민 의원은 “시간이 없는 것을 감안해 내일(28일) 오전 10시에 안건조정위 회의를 속개하자고 제안했다”며 “(선거제 개혁안 관련) 대안토론을 하고 최종 대안 여부에 대해 각 당 의견을 정리해 이견조정이 필요한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면 (선거제 개혁안을) 의결해야 한다. 내일 위원들이 모여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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