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주최로 20일 오후 한국노총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노총 조직화 전략과 과제 토론회에서 이주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 발제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지난 7년 동안 여성노동자의 노조 가입이 크게 늘면서 남성조합원 증가 추세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2011년 10.9%로 최저점을 찍은 후 반등하고 있다. 2018년에는 12.5%를 기록했다. 지난 7년간 전체 조합원수는 55만7천명이 늘었는데 여성조합원이 남성조합원보다 10만6천명 더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7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여성조합원은 7.4%로 남성조합원 2.2%의 3배가 넘는다. 이런 배경에는 학교비정규직의 조직화 성공과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0일 오후 한국노총은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한국노총 조직화 전략과 과제 연구’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주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경활 부가조사 결과를 분석해 최근 7년간의 노조 조직률 변화 트렌드를 보여 줬다. 경활 부가조사는 고용노동부가 매년 발표하는 노조 조직현황과 차이가 있다. 때문에 연구자들은 정확한 실태보다는 추세를 읽을 수 있는 ‘근삿값’으로 경활 부가조사를 활용한다.

여성은 40대, 남성은 20대 조합원 증가 뚜렷
베이비부머 은퇴로 대기업 유노조 노동자비율 하락


2011년과 비교해 2018년 성별 조합원수 변동 추이를 보면 여성조합원은 50만4천명에서 83만명으로 32만6천명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조합원은 143만5천명에서 166만5천명으로 22만명 증가했다. 지난 7년간 여성조합원이 남성에 비해 10만명 더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11년 7.4%포인트 차이가 났던 남성과 여성의 노조 조직률 격차는 2018년 5.5%포인트로 좁혀졌다.

이 기간 성별과 연령대별 조합원 변동상황을 분석해 보니 여성노동자는 주로 40대(6.3%포인트)가, 남성노동자는 주로 20대(2.5%포인트)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주환 연구위원은 “2012~2014년 사이 여성조합원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2013년을 정점으로 하는 학교비정규직 조직화 물결이 여성조합원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베이비붐세대 은퇴로 유노조 노동자비율이 줄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2013년 유노조 노동자비율이 38.6%에서 2018년 34.3%로 4.3%포인트 감소했는데 베이비붐세대 기존 조합원의 은퇴 이후 공백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며 “노조 차원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생노조 30% “타임오프 사용 못해”

박현미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5년 이후 한국노총에 가입한 신규노조를 통해 한국노총 조직화 과정을 분석했다.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한국노총에 가입한 노조 가운데 121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해 보니 노조설립에 영향을 미친 요인 1순위로 고용불안(29.8%)을 꼽았다. 이어 저하된 임금수준(인상률)이 18.2%를 차지했다. 관리자의 비인격적 차별적 행동도 10.7%나 됐다. 한국노총에 가입한 이유는 40.8%가 “노조설립시 한국노총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운동방식에 대한 거부감도 21.7%로 2위를 차지했다.

노조설립 이후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적용을 받았다는 응답은 70.2%에 그쳤다. 신생노조 10곳 중 3곳은 타임오프를 적용받지 못했다는 말이다. 타임오프를 도입한 사업장이더라도 30%는 전임자 1명(연간 2천시간)을 둘 수 있는 시간조차 확보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자 권익을 위한 기본활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방증”이라며 “타임오프 제도가 갖는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공론화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한국노총 내부토론을 거쳐 다음달 말 최종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200만 전략 조직화의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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