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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왜 청와대 앞에 갔을까
▲ 강예슬 기자
"제 아들은 한 살에 폐가 터진 박준석입니다. 4단계 폐질환 판정을 받았어요. 단소 하나 못 불고, 체육시간에 뛰어다니지도 못해요. 아직까지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준석이 어머니 추준영씨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2009년 만 한 살에 불과했던 준석이 폐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차는 기흉이 생겼다. 그 후유증으로 준석이는 천식을 앓고 있다. 폐호흡량이 일반인의 64% 수준에 불과하다. 왜 이런 불행이 찾아왔을까. 추씨는 "7개월간 사용했던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이 건강했던 아이를 병들게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질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4단계 판정을 내렸다.

10여명의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족이 한데 모였다. 피해가족들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전신질환 피해 인정과 판정기준ㆍ피해단계 구분 철폐, 대통령 면담"을 청와대에 요구했지만 공식 답변을 듣지 못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족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6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 피해 해결을 위해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챙겨 달라"고 호소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족은 전신질환 피해 인정과 판정기준·피해단계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2017년 제정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에 따라 정부가 피해자를 구제하고 있지만 구제기준이 엄격해 대다수 피해자가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을 보면 이달 2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조사·판정 결과를 받은 피해자는 5천616명이다. 이 중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3단계(가능성 낮음)와 4단계(가능성 거의 없음) 피해자와 판정불가자가 무려 91.4%를 차지한다.

김기태 천식피해자 구제인정 촉구모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2년 전 약속을 꼭 좀 지켜 달라"고 말했다. 가습기전국네트워크는 정부에 △가습기살균제 피해 TF팀 구성·정례보고회 개최 △정부 차원 피해자 추모 행사 개최·대통령 참석을 요구하고 있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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