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나영 기자

자회사 방식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다 계약해지된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최근 한국국제협력단(KOICA)를 방문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규탄했다. 주무부처 장관이 공공기관에 자회사 방식 전환을 독려했다는 비판이다.

민주일반연맹(공동위원장 이양진·이선인)은 3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갑 장관의 행보는 공공기관들에 자회사 방식으로 전환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장관이 방문해야 할 곳은 자회사가 아니라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농성 현장”이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지난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코이카를 방문해 이 장관은 “정규직 전환을 조속히 마무리해 비정규직 고용안정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코이카는 정부가 정규직 전환 모범사례로 선정한 사업장이다.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자회사 ‘코웍스’를 설립하고 지난달 비정규직 302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이양진 위원장은 “이재갑 장관은 1천400여명의 해고자를 낳은 톨게이트 사태 해결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자회사를 설립한 곳을 직접 방문했다”며 “이 장관이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박순향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부지부장도 “노동부 장관이라면 제일 낮은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가정이 있는 1천400여명의 노동자들이 30일째 빗속에서, 폭염 속에서 노숙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연맹과 한국도로공사톨게이트노조는 공사에 이날 정규직 전환 관련 교섭을 하자고 26일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29일 공사는 “다음달 12일 이후로 일정을 조정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회신했다. 계약해지된 노동자들은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고공농성과 서울톨게이트 주변·청와대 앞 노숙농성을 한 달 넘게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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