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작가들이 KBS의 비상경영 돌입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원고료 삭감이나 인원감축 같은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29일 성명을 내고 "KBS는 경영을 이유로 약자인 방송작가에게 고통을 전가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달 초 KBS는 향후 5년간 매년 1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부검토를 근거로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드라마 편성시간을 줄이고 단막극 드라마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일부 프로그램 통·폐합과 비효율 사업 조정, 인사·복지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지부는 이 같은 경영방침이 이행되면 방송작가들이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프로그램이 줄어들면 PD나 기자 같은 정규직은 살아남겠지만 비정규직 방송작가는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예전에도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원고료 삭감과 작가인원을 축소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KBS 경영진에 대한 불신도 녹아 있다. 양승동 사장은 지난해 경영효율화로 500억원가량을 절감해 콘텐츠 품질 제고와 독립제작사 상생, 비정규직 방송스태프 처우개선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부는 성명에서 "언론은 국가적·경제적 재난이 왔을 때 가장 먼저 사회 약자에게 고통이 엄습하는 체제를 비판해 왔다"며 "KBS는 경영난 타개를 이유로 약자인 비정규직에게 고통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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