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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 묻는다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정부 노동정책이 방향을 상실하면서 노정관계가 악화일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이 소득주도 성장과 노동존중 사회라는 공약 청사진을 기억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일 정도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혼선에 사회적 대화 파행,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파기에 이르기까지 노동공약 패싱이 어느새 정부 정책의 줄기가 돼 버렸다. 문재인 정부 스스로 성찰하고 중간평가를 통해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최악의 노정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촛불정부나 촛불정신 운운은 이미 빛바랬고 의미가 없다. 정부와 조직노동 모두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다.

2020년 최저임금을 2.87% 올리기로 한 최저임금위원회 표결 과정에 함께하며 착잡했다. 현실적 제약과 불리한 조건을 심사숙고해 노동자위원들이 6.3% 단일최종안을 고육지책으로 냈다. 노조 바깥의 대다수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지를 우선한 용단이었다. 필자는 예단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최소한 박빙의 결과를 예상했지만 참패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을 달성하려면 19.8%가 올라야 했다. 대통령이 공약 불이행에 대해 사과했으므로 불가능하다는 현실 인식이야 당연했다. 하지만 임기 내인 2022년까지 1만원 공약 이행은 최저임금 1만원이 소득주도 성장의 마중물로 주목받은 만큼 포기해선 안 되는 마지노선이었다. 그 마지노선이 6.2%였고 그걸 염두에 둔 노동자위원들의 고육지책은 된서리를 맞았다. 최저임금법에 정한 4대 기준인 근로자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이러고도 촛불정부라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묻는다. 청와대에 노동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이 있긴 있는가. 경제부처의 하위부속기구로 전락한 고용노동부 처지처럼 노동공약도 홀대를 넘어 천대받고 있는 건 아닌지. 최저임금 1만원이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든 사회적 대화든 노동현안과 직결된 다양한 정책과제들이 유기적으로 연동돼 시너지가 나지 않고는 성과를 낼 수 없음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작금의 현실은 촛불정부를 자임한 대통령의 초심마저 결정적으로 의심하게 만든다. 따져 묻는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고도 규모가 가장 크고 힘겨울 수밖에 없었던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가장 먼저 추진해 참담한 실패를 자초한 배경과 이유가 무엇인가. 기획재정부가 앞장서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최저임금위 결정구조를 바꾸겠다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여 30여년 최저임금위 역사에 초유의 참사인 공익위원 전원사퇴 오명을 남긴 이유가 무엇인가. 정말 3%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인상이 온당하다고 판단하는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3단계인 민간위탁과 관련해 별다른 의지와 대책도 없으면서 선언적으로 언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민간부문에 청신호가 돼야 할 공공부문 좋은 일자리 만들기의 취지를 훼손해 버린 결과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를 표방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또 어떤가. 노동계 계층별대표 3인이 파행의 주원인이라고? 본질과 현상을 이렇게 호도해선 진실은 가려지고 강자들의 기득권 주장 속에서 사회적 대화는 미궁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탄력근로제 확대를 경사노위 의제로 올리는 순간 경사노위 운명은 가파른 비탈길에 선 것이다. 한국노총과 한국경총이 중심이 된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는 사회적 대화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노사 계층별 대표들을 확충하고 합의기구가 아닌 협의기구로 재정립하며 어렵사리 출범한 경사노위를 옛 노사정위원회보다 못한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장외에서 참여도 못한 채 경사노위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만 민주노총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안팎의 악재가 중첩되면서 경사노위는 기울어져 갔고 지금 재기불능 위기로까지 내몰렸다. 그 책임이 힘없는 여성·청년·비정규직 계층별대표들에게 있다니 어처구니없다. 6인 대표자회의를 통해 사회적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경사노위법 취지에 맞지도 않고 문제의 원인을 거꾸로 진단한 잘못된 발상에 불과하다. 이제라도 민주적 운영구조를 만들고 계층별대표들과 공익위원들의 온당한 역할을 보장하고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게 바람직한 경사노위의 활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우경화가 전방위로 가속화돼 가고 있다. 최저임금이 죄인이 되는 과정에서 확연해졌듯이 정책의 효능성을 제고할 합리적인 대안 마련에 주력하지 않고 희생양을 찾는 방식이 극복되지 않고선 백약이 무효가 될 수밖에 없다.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도 달성하지 못하면서 다른 노동공약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해 봐야 공신력만 낮아진다. 참여정부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 현 상황에서 헝클어진 주요 노동정책과 공약을 어떻게 진전시키고 실현해 나갈지 이제 대통령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답해야 한다.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namsin1964@daum.net)

이남신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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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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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친구 2019-07-25 11:51:36

    역대 어느정부에서 이처럼 사회적 지탄을 감내하면서 노동자의 편에서 정책을 편적이 있던가요? 만족은 안되더라도 인정할줄 아는 노동계의 회적 책임이 필요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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