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혜정 기자
국립오페라합창단 해고자 복직 문제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태 해결 열쇠를 쥔 문화체육관광부가 '해고자 복직'이 아닌 '신규채용' 문제로 접근하면서 노사협의에 진척이 없다. 22일로 8일째에 접어든 문대균 공공운수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장의 단식농성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공공운수노조(위원장 최준식)에 따르면 최근 노사협의에서 문체부 관계자는 "해고자들을 국립오페라단에 복직시키면 채용주체인 국립오페라단에서 추후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감사원 허가를 받아야만 채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협의에 참여했던 김현 노조 문화예술협의회 의장은 "문체부가 복직이 아닌 채용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며 "유인촌 전 장관의 말 한마디에 수십 명을 해고시킨 문체부가 이제 와서 책임을 회피하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임명되자마자 사업비 부족과 오페라단 규정 문제를 이유로 국립오페라합창단을 해체했다. 해고된 42명의 단원들은 이후 문체부의 단기대책과 약속불이행 탓에 단기복직과 해고를 반복했다. 지금은 문대균 지부장과 이윤아 사무국장만 남아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문체부는 최근 이들에게 '국립오페라단 사무직 1년 계약직'을 제안했다. 이에 반발한 문 지부장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 안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감사원 허가가 언제 나올 지,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알 수 없다"며 "문체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농성자들은 퇴거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사무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과거 문체부 실책을 인정하고 결자해지하라"고 촉구했다. 최준식 위원장은 "100명이 넘는 철도 해고자가 복직할 때, 국민건강보험공단 해고자가 복직할 때도 감사원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문체부 장관이 결단만 내리면 된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국립오페라합창단 활동은 공연에 필요한 상시·지속업무였고 단원들은 8년간 일한 정규직이었는데도, 당시 문체부 지시로 합창단이 강제로 해체되면서 해고자가 됐다"며 "감사원 핑계를 대는 문체부는 반성하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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