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10년을 싸운, 그것도 노래하는 사람에게 사무직 1년 계약직이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국립오페라합창단 해고자인 문대균 공공운수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장이 15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대로 된 복직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립오페라합창단에서 해고된 문대균 지부장은 지난 10년간 문체부의 졸속적인 대책과 약속불이행 탓에 단기복직과 해고를 반복적으로 당했다.

문 지부장은 지난해 11월27일부터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다. 올해 초 비공식 협의를 통해 "복직을 추진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던 문체부가 이달 5일 가져온 안은 '국립오페라단 사무직 1년 계약직'이었다. 7~8개월을 기다린 문화예술 노동자에게 노래하는 자리가 아닌 사무직, 그것도 '1년 계약직'을 제안한 것이다.

문 지부장은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사무직으로 들어가도 좋으니, 음악 연습도 하고 가끔 공연도 설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문체부가 가져온 안은) 1년 동안 허드렛일만 하다 나가라는 소리인데 어떻게 받을 수 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문 지부장은 "성악가에게 생명과도 같은 노래를 걸고, 다시는 노래를 못하게 되더라도 부당하게 해고된 것을 인정받고 복직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2002년 창단한 국립오페라합창단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사업비 부족과 오페라단 규정 문제를 이유로 해체됐다. 단원 42명이 해고됐다.

해고자들은 2009년 1월부터 복직투쟁을 시작했다. 그해 6월 문체부는 "3년 안에 상임(정규직) 오페라합창단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한 뒤 국립합창단 산하에 '나라오페라합창단'을 임시로 만들어 단원들을 복직시켰다. 2년이 지나자 말이 바뀌었다. 문체부는 단원들에게 확약서를 요구했다. 향후 1년간 나라오페라합창단에 예산을 지원할 테니 계약종료 후 어떠한 단체행동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였다. 일부는 서명했고, 이를 거부한 단원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다.

정권이 바뀌자 2013년 문체부는 "국립오페라합창단 재창단은 당장 어렵고 '국립합창단'에서 준단원(계약직) 신분으로 들어가면 1년 뒤 상임단원(정규직)으로 승격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남았던 해고자 4명은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상임단원 전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들은 2015년 12월31일 국립합창단 준단원 계약이 끝난 뒤 해고됐다. 문대균 지부장을 포함한 해고자 2명이 남아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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