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과 실업자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수와 경제활동참가인구는 오히려 줄어드는 등 고용의 질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 감소가 분자에 해당되는 고용확대에 의한 게 아니라, 실업자의 구직포기 등 분모에 해당하는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를 보면, 취업자수는 2174만8천명으로5월에 비해 3만1천명(0.1%)이 줄었다. 반면 15세 이상의 인구에서 취업자와 실업자를 뺀 비경제활동 인구는 1397만3천명으로, 9만9천명(0.7%)이나 늘어났다. 지난 5월 61.9%까지 회복됐던 경제활동참가율도 다시 61.7%로 떨어졌다.

통계청은 특히 제조업이나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고용 흡수율이 높은 업종의 취업자수 감소와 40대~50대의 고용시장 이탈이 두드러진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공공근로의 비중이 높은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2만8천명, 0.5% 증가)과 개정건축법 시행에 앞서 주택 신·개축 수요가 몰린 건설업(1만7천명, 1.1% 증가)에선 취업자가 늘었지만, 수출침체로 경기가 악화된 제조업(6만6천명, 1.6% 감소)과 최근의 고용사정 호전을 주도했던 도소매·음식숙박업(2만3천명, 0.4% 감소)에선 오히려 줄었다.

통계청은 또 “40대 실업자수가 5월에 비해 1만9천명(0.3%포인트)이나 감소한 것은 이들 중 상당수가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0대와 50대 취업자수는 5월에 비해 각각 1만2천명과3만8천명씩 줄었다.

취업자들의 사정도 좋지 않다.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임시근로자는 전월 대비 각각 6천명(-0.1%), 9천명(-0.2%)씩 감소했지만, 일용근로자는1만4천명(0.6%) 늘었다. 또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전월 대비 6.2%증가했지만,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오히려 0.8% 줄었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여러모로 고용의 질이 건전하지 않다”면서 “이제는 인위적인 실업률 감소 정책보다 노동시장을 왜곡하지 않는 고용창출에 노력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취업자 감소원인에 대해 “지난 3~5월 중 취업자가 급증한 데 따른 조정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구조조정촉진법 법원 시각 상당부분 반영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18일 논란끝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이르면 다음달 중에는 금융기관 총신용공여액이 500억원 이상인 기업 1천여개를대상으로 상시적 구조조정이 가능해지게 됐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통과된 수정안이 애초 원안과 기본 골격에서 큰 차이가없다고 설명했다. 변양호 금융정책국장은 “`현실적 필요성'을 주장했던 정부와재산권 침해 가능성을 우려한 법원의 시각이 법사위 수정안을 통해 균형있게절충됐다고 본다”며 “애초 기대했던 효과가 법안내용 수정으로 크게 바뀌지는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법조계의 의견이 대폭 반영됨에 따라애초 기대했던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우선 부실징후 기업의 주채권은행이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소집을 통보하는날부터 채권행사를 유예하도록 했던 애초 규정은 재산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법원쪽 의견을 받아들여 “금융감독원장이 요청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채권행사 유예 기간도 7일까지로 한정됐
다.

재경부 관계자는 “개별 채권기관들이 금감원장의 요청을 거부하고 채권회수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감독의 묘를 잘 살리면 충분히 협조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규자금 공여에 대한 우선변제권과 채권금융기관 임직원의 면책조항이 일부또는 전부 삭제된 것도 법원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특히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법정관리로 넘어갔을 경우에는 우선변제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채권금융기관의 위험부담도 한층 높아졌다. 재경부는“취약한 기업에 대해선 아예 처음부터 법정관리로 넘기는 게 낫다”고 말했다.

소수 채권금융기관들의 독자행동 가능성도 애초 법안보다 한층 넓어졌다. 채권단이 정한 반대매수청구권 매수가격에 불복하는 채권금융기관은 다른 채권금융기관의 동의 없이도 재판을 청구할 수 있으며, 채권단협의회의 공동관리결정에도 불구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도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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