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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규 정의당 대표 후보] “불평등 시대, 민주적 사회주의보다 대중적인 기치는 없다”
▲ 정기훈 기자

정의당이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 심상정 의원과 양경규(60·사진) 당 은평지역위원회 고문이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졌다. 심 후보가 ‘총선 승리! 심상정과 함께 정의당 국민 앞으로!’를 내걸고 내년 총선 승리를 통한 집권대안정당으로의 자리매김을 강조한 반면 양 후보는 ‘과감한 전환, 민주적 사회주의’를 모토로 우리 사회 뿌리 깊은 불평등과 차별 해소를 위한 진보정당의 새로운 길에 초점을 맞췄다.

양 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 “이윤의 지배가 강화되고 이를 지키려는 정치권력자의 얼굴을 날마다 대면하게 되는 오늘, 민주적 사회주의는 차별과 불평등의 한국 사회를 바꾸는 분명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의당의 기본노선과 정책으로 △우리 사회 전면적 녹색전환 △소득격차 해소 △자산 재분배를 제시했다. "민주적 사회주의가 대중적이지 않다"는 평가에 대해 양 후보는 “우리 사회는 충분히 불평등하다”며 “사회주의 평등 가치와 이상을 충분히 수용하되 민주적 사회주의라는 민주주의를 보다 강화하는 사회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정의당 안팎에서 어차피 대표는 심상정이란 뜻의 ‘어대심’이란 말이 흘러나왔다. 정의당 대표 의원이자 진보정치 아이콘으로 성장한 심상정 후보의 당선을 점치는 말이다. 양경규 후보는 이에 대해 "제도권 정치가 일정한 인물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스타에 의존하는 정치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앞 천막농성장에서 양 후보를 만났다.

“진보정당, 우리 사회에 명확한 메시지 던져야”

-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고 민주적 사회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공화당 후보 16명 중 1명이었다. 지지율은 1%대였다. 트럼프가 무엇을 가지고 미국 대통령이 됐을까. 당대 미국의 현실과 가장 적합한 언어를 구사했기 때문이다. 보수적이고 우익적인, 반노동적인 발언이었다 하더라도 억압받는 민중에게는 일정한 신호가 됐다. 진보정당 역시 시대에 맞는,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수의 대중이 미국처럼 우파 포퓰리즘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돈이 중심인 사회에서 사회가 중심이 되는 사회주의를 얘기해야 한다. 현실 사회주의가 실패했고, 그 원인이 민주주의 부재 또는 민주주의 실패로부터 온 것이라면 사회주의의 평등이라는 가치와 이상을 충분히 수용하되, 민주적 사회주의라는 민주주의를 보다 강화하는 사회주의를 정확하게 얘기하면 된다. 불평등과 차별이 심한 한국 사회에서 민주적 사회주의는 대중적 기치다.”

- 민주적 사회주의라는 말이 젊은 층에게 다소 낯설 수 있다.
“한국 사회 청년 체감실업률이 25.2%다.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100대 1, 20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특성화고를 나온 학생들은 산업재해에 시달리며 최저임금 노동을 한다. 20대의 부채가 59조원에 달하는 현실에서 청년에게 보다 평등한 사회를 위한 대안으로서 민주적 사회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이 대중적이지 않다는 예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민주적 사회주의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대중적이고 구체적인 메시지다.”

- 지역 중심 정당을 강조했다.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벨트 복원을 이야기했는데.
“의석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역에 뿌리내려야 한다. 정의당에는 지역정치 매뉴얼이 없다. 중앙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옛 민주노동당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꾸렸던 노동자벨트·진보벨트를 강화해야 한다. 조직된 노동자와 함께 지역을 진보정당의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설픈 야권연대보다 진보정당 길 제시해야”

- 최근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관계를 정확하게 단절하겠다”고 했다.
“노선과 정책에 있어 분명한 차별성을 갖겠다는 것이다. 심상정 후보는 다음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의 부활을 저지하고 정의당이 약진하자고 했다. 자유한국당 저지 프레임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게 말이 되나. 어설픈 야권연대 입장을 가지지 말고 ‘야권연대는 없다’고 선언하고 진보정당의 또 다른 길을 제시해야 한다.”

- 정의당에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가 인재 부족이다. 몇몇 유력정치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인데.
“제도권 정치가 일정한 인물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진보정당은 다른 정당과 달리 광장정치와 의회정치를 결합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병행해야 한다. 국회의원 한마디에 지지율이 올랐다가 다시 몇 달간 신문지상에 언급도 되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되다 보니 스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정 인물에 국한되는 구조를 극복해야 한다. 훌륭한 정치인인 심상정은 우리 당의 간판 정치인이자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나는 당대표로서 역동적인 정당을 만들어 가겠다. 힘을 합칠 수 있다고 본다.”

- 당원과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의당은 한국 사회에 좀 더 분명하고 명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안도현 시인이 쓴 <간절하게 참 철없이>라는 제목의 시집이 있다. 진보정치는 늘 철이 없었다. 한국 사회에서 무상급식을 말하고 부유세와 무상보육을 꺼내 들었을 때 그 시대 상식에 반하는 것이었다. 참 철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그것들이 지금 이 시대의 상식이 됐다. 지금 우리가 하는 얘기는 한국 사회 미래에 대한 고민이다. 상식을 좀 더 빨리 당겨 주시고 좀 더 빨리 지지해 주신다면 한국 사회가 더 빨리 변화하지 않겠나. 불평등과 차별의 세계가 좀 더 빨리 극복될 것이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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