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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은 금융노조 기술보증기금지부 위원장] "당당하게 쉬는 조직 만들고, 경제성장 에이스 될 것"
▲ 금융노조 기술보증기금지부
당당하게 쉴 수 있는 회사와 역할이 많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말은 이율배반처럼 들린다. 장시간 노동으로 이름난 금융노동자가 일하는 정부기관이라면 더욱 그렇다. 기술보증기금 얘기다. 유망 중소기업의 기술적 가치를 평가해 회사를 키워 갈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노동자들은 불황의 시대에 자신들이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뭉쳐 있다.

올해 1월 금융노조 기술보증기금지부에 11대 집행부가 들어섰다. 전 집행부에서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한 채수은(47·사진) 위원장이 집행부를 이끈다. 관건은 노동강도 완화와 기능 확대 사이에 중심을 세우는 일이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위치한 지부 서울사무소에서 채 위원장을 만났다.

- 취임 후 반년이 지났다. 어떻게 지내나.

“공공기관 노조 대표의 숙명인 듯싶다. 내부는 내부대로 일이 있고, 외부에는 국회·정부라는 큰 산이 놓여 있다. 금융노조 내에 있는 국책금융기관노조협의회 위원장들과 매주 같이 움직인다. 국회·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을 찾아 여러 현안을 전달하고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소관부처가 바뀌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있는 대전도 가야 한다. 본점은 부산에 있다. 일주일에 서너 개는 부산 밖 일정이다.”

기술보증기금은 2년 전 소관부처가 금융위원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바뀌었다. 기술보증기금과 업무중복 논란이 불거졌던 신용보증기금은 금융위에 남았다. 같은 시기 옛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했다. 채수은 위원장은 “소관부처가 달라진 것을 계기로 기술평가 부분이 강화돼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다각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 다른 산하기관의 경계가 크고 ‘청’ 시절 마인드로 장기적인 계획 없이 중소기업 정책을 펴는 것은 아쉽고 개선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 노사합의로 도입한 ‘휴가나눔제’가 눈길을 끈다.

"업무부담 등의 사유로 휴직한 직원들은 복직을 앞두고 힘들어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기계도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 직장에는 쉼표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휴가나눔제를 도입했다."

기술보증기금 노사는 지난 5월 휴가나눔제 실시에 합의했다. 수출입은행 노사에 이어 두 번째다. 직원들이 초과노동시 주어지는 보상휴가를 자발적으로 타인에게 기부하는 제도다. 지난 박근혜 정부는 2014년 공공기관 방만경영을 이유로 노동자들의 휴직기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계의 지속적인 원상회복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휴가나눔제는 누군가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고육지책이다. 기업은행 노사는 지난달 해당 제도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휴직기간이 다할 때까지 병이 낫지 않은 직원들을 위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세대 간 가치관 차이를 줄이고, 더 깊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뜻에서 휴가나눔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이달부터 금융기관에 주 52시간제(연장근로 12시간 포함)가 시행됐다.

“영업점에서는 주 52시간을 지키고 있다. 본부 부서도 대체로 잘 지킨다. 다만 기획부·보증부·기술평가부 노동시간이 길다. 주로 정부와 국회를 상대하는 곳이다. 밤늦은 시간 툭 던지듯 일을 준다. 다음날까지 처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야근을 하라는 소리다. 국회와 정부는 업무 표준처리기간을 보장해야 한다. 주 52시간제를 만들고 운영하는 곳 아닌가.”

- 위원장 임기 중에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직원이 중심이 되고, 노동이 존중받으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걸고 출범했다. 세 가지 테마를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쉼표가 있는 조직, 당당하게 쉴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정부에 당부하고 싶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잠재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기술을 갖고 새롭게 도전하는 중소기업 육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술보증기금 인력의 15%가 박사급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10명이 공학박사다. 조합원들이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일한다. 조직역량에 걸맞은 미션을 달라. 에이스처럼 실현할 준비가 돼 있다.”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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