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자동차노조
2018년 임금·단체협약을 둘러싼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갈등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 중재로 재협상 자리가 마련됐지만 "노사상생 선언을 하자"는 노조 제안에, 회사가 "2020년까지 무쟁의 선언" 요구로 답하면서 파투가 났다. 르노삼성자동차노조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5일 야간근무조(오후 5시45분)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51.8%의 반대로 부결된 후 노사는 지난 3일부터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재교섭에 나섰다. 4일 새벽까지 이어진 교섭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잠정합의안 부결 원인을 놓고 노사가 의견 조율을 이어 갔고, 절충안을 도출했다.

노조는 '노사상생 선언문'을 작성하자고 제안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이미지 개선과 2교대 물량 확보 등 대내외 긍정적 효과를 주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5일 오후 문구조정만 남은 자리에 사측 교섭대표 중 한 명인 인사본부장이 "선언문에 현 집행부 임기 동안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20년까지 무쟁의 선언을 하라는 것이었다. 노조가 이를 거부하자 사측은 교섭결렬을 선언했고, 노조는 이날 야간근무조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무파업 선언을 하라는 것은 앞으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는 항복문서나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상생 선언은 논란을 잠재우고 노사가 신뢰를 회복해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것이지,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조 권리마저 내려놓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측의 '가짜뉴스'에도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뒤 회사는 "파업 참가자가 많지 않아 라인이 정상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 주장을 받아쓴 언론의 '노노갈등' 보도가 이어졌다.

그런데 지난 5일 자정 무렵 촬영된 부산공장 생산현황판(사진)을 보면 "라인이 정상가동되고 있다"는 회사의 주장은 '가짜뉴스'로 확인된다. 르노삼성은 이날 416대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129대 생산 이후 라인이 멈췄다. 오후 11시56분 현재 252대를 생산하지 못해 마이너스로 표시돼 있다.

노조는 "현장에는 비조합원이 대부분이고, 라인은 정상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며 "파업 참가율이 낮다는 뻔한 거짓말로 조합원들을 위축시키고, 노조를 무력화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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