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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법 들여다보는 검찰] 파견과 도급 판단 2015년 이후 달라진 법원, 검찰도 변화할까24일 대검찰청·노동법이론실무학회 공동학술대회 개최
▲ 민주노총 자료사진
외환위기 이후 만연해진 파견은 노동자들의 거센 저항을 낳았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KTX 승무원을 중심으로 한 불법파견 문제로 우리 사회는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불법파견 혐의에 검찰은 소극적으로 움직였다. 2015년 해고된 아사히글라스 사내하청 노동자들 경우가 대표적이다. 검찰 불기소와 노동자 재항고, 대구고검 재수사를 거쳐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결정을 받고서야 3년9개월 만인 지난달 10일 첫 재판이 열렸다.

법원은 도급과 구별되는 파견을 폭넓게 인정하는 쪽으로 판결 방향을 잡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대형마트 경영진에게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기소로 이뤄진 재판이다. 검찰과 법원 모두 불법파견을 엄단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런 가운데 대검찰청이 24일 노동법이론실무학회와 ‘사내 도급 및 파견의 법적 쟁점’ 공동학술대회를 연다. 2015년을 기점으로 달라진 법원의 불법파견 판단과 파견과 도급 구분기준을 들여다보고 세이브존 불법파견 사건 담당검사가 발제를 맡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축사를 한다.

“근로자 파견 판단 기준은 원청의 지휘·감독”

이날 오후 대검찰청에서 열리는 토론회의 주제는 ‘사내 도급 및 파견의 법적 쟁점’이다. 유성재 노동법이론실무학회장(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은 “노동법 중에서 형사처벌 규정이 있는 조문이 한정적”이라며 “대공·선거·노동사건을 담당해 온 검찰 공안부가 공익부로 이름을 바꾸며 개혁에 나선 가운데 새로운 변화를 함께 꾀하는 파트너로서, 형사처벌 등 규제와 벌칙이 존재하는 파견법상 근로자 파견을 주제로 학술적 논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지난해에도 ‘형사법의 관점에서 바라본 노동법’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학술대회에서는 ‘전보인사를 통한 부당노동행위 사례 연구’와 ‘근로자 파견의 형사법적 쟁점’ ‘임금체불과 최저임금법 위반죄에 관한 형사법적 쟁점’을 다뤘다.

‘파견과 도급의 구별 기준 : 근로자 파견성 판단 기준 재정립의 모색’을 발제하는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파견과 도급 구별에 대한 대법원 판단기준은 2015년 2월26일에 내려진 3개의 판결 전후로 달라진다”고 말한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남해화학 사내하청 불법파견 인정과 코레일 KTX 승무원 불법파견 불인정 판결이다. 이 세 사건 이전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도급계약관계인지 파견근로관계인지 여부는 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에 특정성·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등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2015년 2월26일 대법원 판결들에서 제시된 근로자 파견 판단기준은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돼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는지 등에 따라 판단했다.

박 교수는 “법원이 근로자 파견 개념을 판단함에 있어 핵심은 하청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청의 지휘·감독을 받는지, 하청근로자가 사업장에 편입됐는지를 본질적 기준으로 두고 검토해야 한다”며 “계약의 목적이나 계약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청업체의 독립성, 원청이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정과 관련되는 기준 등은 부수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고 부수적 기준에 의해 근로자 파견의 성립이 부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이브존 파견·사용사업주 파견사업 미허가 인지”

세이브존 사건은 대형마트 사업주가 파견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매우 드문 사례다. 세이브존 대표 등은 지난해 무허가 파견행위를 이유로 파견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박선민 광주지검 검사는 세이브존 불법파견 사건을 중심으로 파견법상 규제와 형사책임을 논한다. 대형마트 세이브존을 운영하는 세이브존아이앤씨는 2013년 기존 인력공급업체를 아이세이브존으로 변경했고, 아이세이브존은 인력공급업무를 씨앤아인에 하도급했다.

박 검사는 “사용사업주들은 자신들이 도급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아이세이브존을 통해 씨앤아인와 도급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명칭은 도급계약이나 실제로는 씨앤아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세이브존측에서 근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그 업무가 세이브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와 동일하게 구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이브존 사건의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는 인력공급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수급인측에 파견사업 허가가 없었다는 점에 대한 고의 및 행위자들 간의 공모가 인정됐다”면서도 “파견기간 제한 위반은 특별히 없었으므로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를 파견한 행위로 죄책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박 검사는 “세이브존의 경우 파견사업주가 스스로 형사책임 등을 감수하고 대상 계약이 도급이 아닌 실질적인 파견이었다고 주장한 이례적인 사건”이라며 “이와 달리 외부 주체에 의한 단속이나 고소고발 등에 의해 개시되는 사건에서는 파견사업주·사용사업주의 관계나 계약 체결 경위 같은 기초적 사실관계가 증거수집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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