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309일 고공농성을 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암투병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8일 오전 김진숙 지도위원의 투병 사실과 쾌유를 비는 웹자보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유방암 진단을 받고 11월에 수술한 김 지도위원은 지금까지 4차 항암치료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접촉을 삼가고 자택에서 요양하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김 지도위원은 2011년 309일 크레인 고공농성 이후 건강이 나빠졌다. 지난해 몸 상태가 안 좋아 병원을 찾았다가 암 진단을 받았다. 1기에서 2기로 넘어가는 상황이어서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고갈된 체력 탓에 항암치료를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홍형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최근 현장에서 김 지도위원께 교육을 받았던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운동을 해서 지부에 전달해 왔다"며 "이를 계기로 웹자보를 만들어 손편지와 모금을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도위원께서 평소 노동자 옆에서 함께해 오셨던 것처럼, 지도위원 혼자 병마와 싸우고 있는 게 아니라 함께 극복해 나가자는 메시지가 지도위원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해고자인 김 지도위원은 2009년부터 본격화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발해 2011년 1월부터 35미터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김 지도위원의 투쟁은 '희망버스'라는 대중적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국회 청문회와 국회 차원의 권고안이 채택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정리해고자들이 국회 권고안을 수용하면서 같은해 11월 김 지도위원도 고공농성 309일 만에 땅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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