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한국지엠이 인천부품물류센터를 세종부품물류센터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해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인력 구조조정과 외주화를 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비부품지회는 "19일 오후 인천 동구 인천부품물류센터에서 '인천부품 사수를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인천부품물류센터는 부품업체에서 자동차 AS부품을 받아 한국지엠 직영정비센터나 대리점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인천·세종·창원·제주 등 전국 4곳에 있는 부품물류센터 중 인천이 규모가 가장 크다. 정규직·비정규직·사무직 120여명이 일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해 2월부터 인천부품물류센터를 세종부품물류센터로 이전·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연간 200만달러, 한국돈으로 22억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부품물류센터 연간 임대료가 23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딱 임대료만큼만 비용을 줄인다는 얘기다.

지회는 "통합으로 인한 피해와 비용증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셈법"이라고 비판했다. 인천부품물류센터가 연간 6천억~7천억원 매출을 올리는 상황에서 고작 23억원을 줄이기 위해 세종물류센터로 통폐합하는 이유가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부품물류센터를 세종으로 옮길 경우 수도권에서 세종으로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배송비뿐만 아니라 세종에서 다시 수도권 정비센터나 대리점에 공급할 때 드는 배송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천부품물류센터 물량을 감당할 만큼 세종부품물류센터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김광태 지회 부품분회장은 "인천 재고를 세종으로 다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결국 일부만 이전하고 나머지는 외주화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한국지엠은 2005년 지금의 다이렉트 딜리버리(24시간 직배송 체제)로 변경했다. 이전에는 인천에 물류센터만 두고 대리점들이 총판에 가서 부품을 받아오는 시스템이었다. 이를 쪼개 전국 4곳에 물류센터를 두고 24시간 안에 대리점 등에 부품을 배송해 주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당시 한국지엠은 물류시스템을 변경하면서 정규직이 하던 업무 일부를 외주화했다. 이번에도 외주화·중복업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우려가 제기된다.

회사가 노사협의 없이 통폐합을 밀어붙이는 것도 지회 반발을 사고 있다. 회사 합병·양도·이전은 단체협약상 노사협의 사항이다. 그런데 사측은 임대사업주에게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지회에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5차례에 걸쳐 특별노사협의를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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