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직에서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된 청호나이스 설치·수리(AS) 노동자들이 쟁의행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자회사 정규직이 됐지만 임금·처우가 되레 뒷걸음질하면서 노동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0일 청호나이스노조(위원장 이도천)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7~8일 부분파업을 하고 9일 휴일근무를 거부했다. 11일부터는 사전에 고지되지 않고 당일 지시하는 업무(당일 콜)를 받지 않는다. 13일부터는 기사 개인차량 사용을 금지하고 물건 수령을 거부한다.

청호나이스 기사들은 건당 수수료를 받고 일하는 특수고용직이었다. 지난해 5월 청호나이스는 정수기·공기청정기를 비롯한 생활가전제품 설치와 AS, 방문판매 자회사인 나이스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전적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일부 기사들은 처우가 후퇴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15년부터 청호나이스 기사로 일하고 있는 명지웅씨는 "자회사에 직접고용된 뒤 월평균 임금은 200만원 정도인데 개인차량을 사용하고 기름값도 내가 낸다"며 "지난해 11월 기름값으로 70만원을 지출하고 실임금은 130만원 정도였는데, 이러면 최저임금법 위반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회사 전적 전에는 250여만원을 받았는데 오히려 임금이 삭감됐다"고 토로했다.

노조와 자회사가 진행한 지난해 임금·단체교섭은 지난달 최종 결렬됐다. 노조전임자 인정과 사무실 제공 같은 기본협약도 체결하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달 4일 쟁의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나이스엔지니어링은 교섭에서 고작 임금총액 4만원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했다"며 "차량 유지비와 기름값 등 업무에 필수적인 지원도 하지 않으려 해서 결국 결렬됐다"고 말했다.

노조는 쟁의행위 수위를 높여 가며 회사에 대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이달 말까지 교섭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이도천 위원장은 "청호나이스가 노동중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꾸짖어 달라"며 "회사는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응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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