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원이거나 대리급인 노동자 가운데 임원까지 승진을 원한다고 응답한 남성노동자는 10.4%인 반면 여성노동자는 3.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노동자가 견고한 유리천장에 스스로를 가둘 정도로 성별 격차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소속 조합원 477명을 대상으로 성별 기대직급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했다. 이에 따르면 여성노동자의 기대직급은 사원이 51.1%로 가장 많고 부장(14.3%)·과장(13.9%)·차장(9.0%)·대리(7.1%) 순으로 나타났다. 임원급인 이사는 3.8%에 불과했다. 그러나 남성노동자의 기대직급은 사원(29.4%)·부장(24.2%)·과장(19.4%)·이사(10.4%)·대리(7.1%) 순으로 남녀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기대직급의 차이는 성별에 따른 승진 차별 경험과 관련이 있다. 경력 3년 이상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급누락 여부를 물었더니 여성은 3명 중 1명(34.6%)이 "진급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고 답했다. 진급대상자에 오른 경험이 없는 남성은 16.4%였다.

고과평가 조사에서도 성별 차이가 드러났다. S등급 수준의 높은 평가를 받은 임금노동자 비중은 남성 2.4%, 여성 0.9% 수준이었다. 반면 D등급 수준의 낮은 평가를 받은 비중은 남성 8.1%, 여성 13.3%로 조사됐다.

이러한 고과평가 결과는 성과급 격차를 야기한다는 게 한국노총 설명이다. 남성노동자의 1년 평균 성과급은 466만원이었지만 여성은 82.7%에 불과한 385만4천원으로 조사됐다.

장진희 연구위원은 "여성은 기본급에 의한 성별 임금격차뿐만 아니라 고과평가에 따른 성과급 차이까지 이중차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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