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9.21 토 08:00
상단여백
HOME 칼럼 연재칼럼 노노모의 노동에세이
최저임금과 임금체계 개편함연경 공인노무사(노무법인 필)
▲ 함연경 공인노무사(노무법인 필)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관련 뉴스가 쏟아지던 때 시사에 밝고 박식한 지인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기사는 내용부터가 이해하기 정말 어렵다. 만약 그게 기자의 의도라면 매우 성공적인 기사다”며 링크를 공유했다. 그가 이해하지 못했다면 기사에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내용을 확인했는데 노무사인 내가 보기에 기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실패는 필자의 문제도 독자의 문제도 아니었다. 엉망이라 할 만큼 복잡한 임금체계 때문이었고, 그 복잡함은 일반인의 상식을 벗어났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관련 쟁점을 이해하려면 우선 최저임금 비교대상 시급과 통상임금으로 산정되는 시간급의 불일치를 받아들여야 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임금체계의 복잡함이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다.

보통 사람은 고시된 최저임금이 시간당 기본급의 하한이라 이해한다. 근로자는 시간당 최저임금 이상을 받아야 하고 요건을 충족하면 별도의 주휴수당이 발생한다는 것이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고, 주휴수당을 합하면 시간당 최저임금이 사실상 1만원을 넘었다는 경영계의 주장도 같은 전제에서 나왔다. 즉 일반인의 상식에 따르면 시간당 통상임금은 고시된 최저임금 이상이어야 한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7천530원이던 2018년 하루 8시간씩 주 5일을 일한 근로자는 40시간분의 임금(40×7천530원=30만1천200원)과 주휴수당(8×7천530원=6만240원)을 합해 주당 36만1천440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게 상식적인 계산이다.

그런데 법과 그동안의 판례에 따르면 시간당 통상임금은 반드시 최저임금 이상일 필요가 없었다. 개정 전 시행령은 주 단위 임금을 1주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눠 최저임금과 비교하도록 했고, 환산식과 관련해 판례는 주휴수당은 분자에 포함하되 주휴수당 산정 기초시간은 분모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시간당 통상임금을 최저임금 미만으로 약정하더라도 주휴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최저임금법 위반을 면할 수 있었다. 2018년 하루 8시간씩 주 5일을 일한 근로자에게 시간당 6천275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40시간분의 임금(40×6천275원=25만1천원)과 주휴수당(8×6천275원=5만200원원)을 합쳐 30만1천200원을 지급한 경우, 주급(30만1천200원)을 소정근로시간(40시간)으로 나눈 금액이 7천530원이 돼 최저임금법 위반이 아닌 거였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주휴수당 및 그 기초시간을 분자와 분모에 모두 산입하는 것으로 개정됐다. 이는 고용노동부의 기존 처리방식과 같고, 결론에 있어 일반 상식에 부합한다. 하지만 이걸로 해결이 됐을까. 최저임금 비교대상과 통상임금 하한액은 여전히 같은 듯, 같지 않은, 같을 것만 같은 개념이다. 현재 주휴수당은 통상임금 산정에 있어서는 분자와 분모에서 모두 제외되고, 최저임금 비교에 있어서는 분자와 분모에 모두 포함된다. 결론은 같지만 찜찜함이 남는다.

판례는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은 원래 소정근로일수를 개근한 근로자에 대해서만 지급되는 것으로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이라고 할 수 없어 통상임금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대법원 1998. 4. 27. 선고 97다28421 판결)는 입장이다. 그런데 ‘소정근로일수 개근’이라는 조건을 붙여 고정성을 깬 것은 근로기준법 시행령이다. 해당 조항은 모법의 위임도 불명확하다. 이를 고쳐 고정성을 회복하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그러는 한편 최저임금 비교대상도 통상임금처럼 해석으로써 고정성을 요하면 어떨지도 생각해 본다. 근로제공시 시간당 최소 이 금액을 받는다는 것이 최저임금에 대한 일반적 이해다. 그렇다면 근로를 제공하는 당시 그 믿음이 확정된 사실이어야 하지 않을까. 통상임금은 적을수록 최저임금 비교대상은 많을수록 사용자에게 유리하고, 반대의 경우 근로자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복잡한 임금체계는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다. 직관적인 임금체계를 위한 모색이 필요하다.

함연경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연경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