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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씨 유족, 서부발전·한국발전기술 18명 '살인 혐의' 고소시민대책위 “증거 더 훼손되기 전에 압수수색해야”
▲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8년 동안 산업재해가 58건이 나고 12명이 사망했다고 해요. 한 회사에서 이렇게 많이 죽었다는 건 기업살인이에요. 살인을 저지른 책임자는 살인죄로 처벌해야 마땅합니다.”

지난달 스물네 살 아들을 잃은 김미숙씨의 말이다.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씨 유족이 원·하청 회사와 관리자 18명을 고소했다. 위험한 설비와 환경 탓에 일하다 하청노동자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되풀이됐는데도 원·하청 모두 개선조치를 하지 않아 고인을 죽게 했다는 것이다.

“협착사고 예측 가능함에도 설비개선 안 해”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와 유족은 8일 오전 충남 서산 대전지검 서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균을 죽음으로 몰고 간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을 살인죄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서산지청에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

고인의 부모님이 고소인으로 나섰다. 고발인에는 공공운수노조와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들이 이름을 올렸다. 피고인은 원·하청 업체와 사장을 포함한 관리자들이다. 원청인 서부발전 관계자 12명과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관계자 6명이다.

시민대책위 법률지원단장 송영섭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사측은 고인과 같은 컨베이어 운전원들이 개구부 안으로 들어가 설비점검을 하고 낙탄 제거업무를 하다가 컨베이어벨트나 롤러에 신체 일부가 접촉되는 순간 협착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현장 노동자들의 설비개선 요구를 거부하고 작업 과정에서의 사고발생과 사망발생을 용인했다는 점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도 고소·고발 사유로 들었다.

지난달 11일 사고 이후 원·하청 대처에 대해서도 고소·고발을 제기했다. 노동부가 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와 한국발전기술에 작업중지명령을 했는데도 작업중지 대상 컨베이어벨트를 1시간 이상 가동한 행위, 사고 이후에도 사고가 발생한 컨베이어벨트 옆 동일한 사고위험이 있는 다른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한 점, 사고 현장 다음날 하청노동자들에게 사고현장을 청소시키고 사건현장을 훼손한 혐의 등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고소장에 적시했다.

노동부 11일까지 특별 산업안전보건감독
시민대책위 “현장 훼손·은폐 우려, 압수수색해야”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우리가 원하는 건 빠른 시일 내에 진상조사를 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라며 “특별감독을 연장하고 시간이 지났는데 유족에게 중간브리핑을 해 주지 않아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특별 산업안전보건감독을 했다. 이어 감독기간을 이달 4일까지 1주일 연장했다가, 11일까지로 한 차례 더 연장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특별감독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실을 적발하고 처벌하는 수사의 일환”이라며 “피의사실공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사 도중 중간브리핑을 하거나 구체적 내용을 전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현장 훼손을 우려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 연대회의 간사는 “사건발생 후 현장을 보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청인 서부발전 관리자 지시로 현장 훼손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청인 한국발전기술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비상정지장치 작동 횟수와 관련해 제어실 컴퓨터 기록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현장 노동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현장 훼손과 고의적 은폐 의혹이 많다”며 “검찰과 경찰이 즉각적인 구속수사와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족과 시민대책위는 같은날 오후 태안경찰서를 방문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자은  bor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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