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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보이는 창, 대중과 소통하는 노동문화로 확장하자”지난 11일 <삶창> 20주년 기념 집담회 노동자쉼터 '그린비네'에서 열려
▲ 지난 11일 오후 충북 덕은리 노동자쉼터 그린비네에서 삶이 보이는 창 20주년 기념 집담회가 열렸다.<윤자은 기자>

거주 가구가 서른 개가 채 안 되는 충북 충주시 소태면 덕은리. 작은 마을에 위치한 노동자쉼터 그린비네(그리움을 빚는 곳)에 지난 11일 수십 명의 손님이 찾아왔다. 이곳에서 계간지 <삶이 보이는 창> (삶창) 20주년 기념 집담회가 열렸다. 시민·사회·노동단체 활동가와 인근 교회 목사님, 해고노동자들과 깊은 인연이 있는 도철스님이 자리를 함께했다. 산길에 함박눈이 쏟아졌다.

힘들게 버틴 20년, 젊은 세대와 함께할 20년

이날 집담회에는 처음 잡지를 만든 문인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998년 1월 <삶이 보이는 창>을 창간한 이인휘 소설가는 “샘터 같은 잡지를 만들어 민중의 삶을 다뤄 보자고 활동가들과 의기투합해 현장 중심 잡지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단행본 사업까지 하면서 어렵게 끌고 왔다”고 회고했다. 박일환 시인은 “과거와 달리 지금은 노동문화라는 개념 자체가 약화된 듯한 느낌이 든다”며 “글쓰기 운동을 하는 다른 단체들과 노동자 문학캠프를 열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계간지로 나오는 삶창은 올해 가을 116호가 발간됐다. 삶창 편집인인 황규관 대표는 “전통적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는 와중에 웹진으로 바꾸는 고민도 해 봤고, 거꾸로 지면을 두 배로 증면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문화예술쪽 요구도 채울 수 있는 그런 잡지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봉혜경 ㈔디지털노동문화복지센터 상임이사는 “20년을 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게 느껴진다”며 “젊은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향후 20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노동운동 기록 확장할 것”

이날 행사에는 해고노동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해직 공무원과 삼성SDI 해고자, 택시노동자가 함께했다. 18년 복직투쟁 끝에 정년을 4개월 남기고 복직한 공공기관 노동자도 있었고, 복직하지 못한 채 정년을 넘겨 "영원한 해고자"로 자신을 소개한 노동자도 참석했다. 집담회 참석자들은 현장에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연극·영상 같은 사업영역 확장을 주문했다.

집담회에 앞서 <한국노동운동사>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몇 년 전 진행한 강연 자료들을 묶어 도서출판 삶창이 펴낸 책이다. 이호동 센터 이사장은 “한국노동운동사의 거대한 흐름에서 보면 부분적 기록일 수 있다”며 “내용적으로 완결판이 아니기 때문에 개정·증보를 하면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노동자쉼터 그린비네 전경.<윤자은 기자>


아픈 노동자 품는 그린비네

노동자쉼터 그린비네는 올해 5월1일 노동절에 개소했다. 1996년 폐교된 충북교육청 소속 덕은분교를 노동자 쉼터로 활용하자는 논의가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백기완 선생이 쉼터 이름을 '그린비네'로 지었다. 여러 작가들과 노동자들이 쉼터 개보수에 힘을 보탰다. 단층으로 지어진 한 개 동을 숙소와 회의장소로, 혹은 그저 쉬는 곳으로 쓸 수 있다.

10월에는 밤 줍기 활동과 '시와 음악, 남한강이 흐르는 밤' 행사를 치렀다. 쉼이 필요한 노동자들이 예약을 하면 넉넉히 쉬어 갈 수 있다.

윤자은  bor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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