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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에서 옥외노동자 안전 지킬 대책은

20년 넘게 전남 순천에서 도로청소와 쓰레기 수거를 하던 노동자 2명이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발암물질인 디젤차량 연소물질에 장시간 노출된 것이 암 발병의 원인이라고 봤다. 노동자 중 한 명은 산재가 인정된 다음날 숨을 거뒀다. 오랜 기다림 끝에 느낀 기쁨은 짧았다. 옥외에서 위험물질에 노출되며 일하는 노동자가 이들뿐이겠는가. 옥외노동자를 산재에서 보호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무엇이 필요한지 의견을 들었다.

환경미화원 건강실태 전면 조사부터 해야
문길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

문길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

순천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폐암에 걸린 황아무개·서아무개씨가 지난 12일 산재를 승인받았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매연·분진·미세먼지에 노출된 채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의 근무 환경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산재를 인정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황씨는 산재 승인 하루 만인 지난 13일 사망했다.

환경미화원의 작업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지난해 11월 광주에서 2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뒤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환경미화원 산재예방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개선사항은 미미하다. 여전히 환경미화원들은 새벽근무를 하고 있고, 청소차 발판에 매달린 채 도로를 달리고 있다. 찔림·베임·끼임사고는 물론 무거운 쓰레기를 들고 나르면서 근골격계질환에도 시달리고 있다.

이번 순천 환경미화원 산재 승인을 계기로 환경미화원에 대한 전면적인 건강실태(작업환경)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 환경미화원들은 산업안전보건법상 특수건강검진 대상자가 아니라서 일반정기검진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반건강검진으로는 폐암 같은 직업성암을 진단하기가 어렵다. 직업성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환경미화원을 대상으로 특수건강검진 같은 맞춤형 건강검진을 할 필요가 있다.

환경미화원도 우리의 가족이고 국민이다. 환경미화원이 건강하고 안전해야 대한민국의 거리가 깨끗하다. 환경미화원을 비롯해 옥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부터 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안전보건 대책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작업속도·작업인원 적정한 조정 필요
류현철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류현철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청소차 뒤에 매달려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은 불완전 연소물질을 마시는 등의 원인으로 폐질환을 앓는다. 폐암 외에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산재 인정을 받은 사례도 있다.

환경미화원들은 지방자치단체에 직접고용되기도 하지만 외주화된 경우도 있다. 고용형태에 따라 노동조건 차이도 크다. 환경미화원의 건강보호를 위해서는 보호구 착용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작업환경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디젤 청소차를 친환경차로 바꾸고 작업속도와 작업인원을 적정하게 조정해야 한다. 규정상 달리는 차 뒤에 매달리면 안 된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에 작업량을 맞추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차 뒤에 매달려 일할 수밖에 없다. 정상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옥외노동자 건강보호 규정도 명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현재 법규는 고열·한랭·다습작업이라는 말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고 있다. 어떤 환경이 고열작업인지, 사업주가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최소한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산업안전보건)이라도 세부 규정을 마련해 관리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


작업중지 법제화하고 임금 보전하라
육길수 건설산업노조 사무처장

육길수 건설산업노조 사무처장

옥외노동자의 대표가 바로 건설노동자다. 자연재해나 대기오염에 가장 취약한 노동환경을 가지고 있다. 폭염기 실업문제와 함께 건설노동자 건강문제가 심각하다. 여름에는 온열질환 환자 발생률이 높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에 폭염이 자연재난에 포함되면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도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과 규칙으로 폭염과 혹한기 옥외노동자 보호를 위한 사용자 조치가 강화됐다. 폭염경보·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폭염이 지속될 경우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작업중지가 법제화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특히나 작업중지로 인한 임금하락으로 노동자들이 스스로 더운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폭염이나 한파 등의 자연재난은 옥외노동자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작업중지를 의무화해 옥외노동자 건강과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권고만으로는 노동자 건강을 지킬 수 없다. 독일은 혹한과 폭염 등 계절적 실업에 대비한 조업단축수당을 마련하고 있다. 사용자가 기금을 출현해 건설노동자의 계절적 실업기간 동안 임금의 70%를 보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서울시와 한국가스공사가 폭염경보 발령으로 인한 작업중지시 임금을 보전했다. 서울시는 오후 작업을 중단하고 최대 2시간의 임금을 보전했고. 한국가스공사는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작업을 강제중지하고 임금을 보전했다. 최소한 공공기관 발주 건설현장에서라도 작업중지를 법제화하고 임금보전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외부 위험 막아 줄 맞춤 장비 지급해야
손재선 공공운수노조 경기도지자체지부 의왕시지회장

손재선 공공운수노조 경기도지자체지부 의왕시지회장

가로환경미화원은 도로변과 골목길을 청소하는 일을 한다. 꼭 쓰레기만 치우는 건 아니다. 여름에는 태풍이나 폭우로 우수관(배수시설)이 막히면 뚫는 일도 하고, 인도까지 올라온 흙을 치우는 것도 가로환경미화원 몫이다. 가을에는 낙엽을 쓸고 겨울에는 눈을 치운다.

도로변에서 일을 하다 보니 사고가 많이 난다. 사고 대부분은 교통사고지만 자상도 많다. 쓰레기를 치울 때 유리나 날카로운 물질에 손을 베이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도로에 발목을 접질리기도 한다.

반복되는 집게·빗자루 사용으로 근골격계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늘 바닥을 보면서 일하기 때문에 목 디스크 역시 달고 산다.

또 늘 매연과 미세먼지를 마신다. 바닥을 쓸 때면 낙엽이 바스러지면서 호흡하다 들이마시기 일쑤다. 이 같은 유해물질을 막아 줄 기능성 마스크가 필요하지만 실제 지급되는 물품은 그런 기능이 없는 일반 마스크다. 보호용 맞춤장비 지급과 청소장비 개선이 시급하다.


업무 전 과정에 산재 위험, 원청 의지 없으면 개선 불가능
김진일 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

김진일 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

고객에게 택배를 배송하고 업체에서 배송물품을 집하하는 택배노동자의 업무는 대부분 옥외에서 이뤄지고, 업무 모든 과정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택배노동자의 아침 첫 업무는 분류작업이다. 해당지역 물류 서브터미널에서 자기가 배송할 택배물량을 챙겨 와야 한다. 대부분 서브터미널은 옥외에 있다. 한파나 폭염,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된다. 냉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름에 폭염에 시달리고, 겨울 추위로 고달프다. 화물을 싣고 내리는 작업 중 차량에서 추락하거나, 컨베이어벨트에 손가락 등 신체 일부분이 끼이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하루 200여개의 택배를 고객에게 배송하는 작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차량을 모는 노동자의 마음은 조급해진다. 안전운전이란 단어를 머릿속에 붙잡아 두기 힘들다.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다. 개인주택이나 빌라의 경우 택배물품을 들고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잦다. 명절이나 김장철처럼 무거운 택배가 쏟아지는 시기가 되면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산다. 허리나 무릎 등이 아파 오지만 일을 쉴 수는 없다. 근골격계질환을 달고 살지만 이를 산업재해로 인지하는 노동자는 극히 드물다.

자영업자로 위장된 택배노동자는 아파도 쉴 수 없다. 일한 만큼 수수료를 받아가는 임금구조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하러 나가야 한다. 원청이 나서야 한다. 모든 위탁대리점과 택배노동자들이 택배회사 시설 안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대기업인 원청만이 터미널 시설과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노조는 택배노동자 노동환경 개선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출범 1년이 지나도록 아직 응답이 없다. 재벌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한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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