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무엇이 평화를 가로막는가. 거리의 예술가들이 물었고, 지나던 시민이 종이에 적어 답했다. 남북의 평화에서 마음의 평화까지 메시지는 다양했다. 나도 취직하고 싶다고 취준생은 적었다. 지난 명절 차례상 앞에서, 어제 또 오늘 평화로워야 할 저녁 밥상 앞에서 간절했던 그 마음일 테다. 포장마차 컵밥을 뒤적거리며, 편의점 삼각김밥 포장을 뜯으면서도 떠나질 않던 생각일 테다. 일자리 부족 탓인가, 내 부족함 때문인가, 취업 문 뽀개느라 머리가 뽀개질 듯 아파져 온다. 머리 좀 식히려 나선 길에 가을볕이 눈부시다. 마냥 즐길 수도 없어 눈물겹다. 나도 취직하고 싶다. 화장실 벽에, 수첩 앞 장에, 또 기회 되는 어디에든 부적처럼 새겨 둔 말이다. 속이 끓어 전쟁이다. 일자리가 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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