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견인이라는 성과를 남기고 유엔 외교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의 여정에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26일 오후(한국시간 27일 오전)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주 평양에서 세 번째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 것을 다시 한 번 합의했다”며 “김 위원장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는 65년간 정전 상황으로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며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스스로 평화를 선택하길 바란다는 우리의 요구에 화답하며 오랜 고립에서 벗어나 다시 세계 앞에 섰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줘야 한다”며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유엔 외교는 2차 북미정상회담 가시화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같은날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다음달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들였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방북은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 이행에 관련한 추가 진전을 만들어 내고,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추가 진전에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리용호 외무상과 매우 긍정적인 회동을 했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과 다음 단계의 비핵화에 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여전히 많은 일이 남았지만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는 무엇보다 동력을 상실했던 북미대화를 복원시켰다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북미 간 가장 중요한 교착지점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 여부였다”며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에서 진지하게 대화했고 그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함으로써 비핵화 방식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가 비로소 시작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