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부천병원이 노사합의로 퇴근기록시스템을 도입했다. 병원업계에서 만연한 공짜노동 퇴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의료노련(위원장 이수진)에 따르면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지난 3년간 미지급한 야간근로수당과 시간외근로수당 4억5천여만원을 지난달까지 모두 지급하고, 이달부터 체계적인 출퇴근 관리를 위한 퇴근기록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에 출근시간만 기록했던 근태기록기에 퇴근시간도 기록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고, 개인PC에서도 퇴근시간을 입력할 수 있도록 내부 전산망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노조(위원장 민송희) 관계자는 "그동안 병원에서 출근시간을 기록했지만 퇴근시간은 기록하지 않아 시간외근로수당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없었다"며 "노사가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로 뜻을 모으고 지난달 근로조건 개선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의서에 따르면 부천병원은 정시 출퇴근 정착을 위해 진료지원과 행정직종에는 시간외근로 사전 승인제도를 도입한다. 간호부는 시간외근로 업무기준을 정해 운영한다. 장시간 일하는 수술실과 회복실은 근무시간을 오전 7시30분에서 오후 3시30분까지로 변경하고 운영실태를 파악해 근무와 휴게시간을 조정할 계획이다.

근로시간 외에 별다른 수당 지급 없이 이뤄졌던 각종 의무교육은 교육 이수시간에 비례해 보상휴가를 주하기로 했다. 3교대를 하는 병동 간호사들도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통상근무를 하는 행정직종은 개인 필요에 따라 출퇴근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로제를 시행한다.

이수진 위원장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노사의 근로조건 개선 합의로 병원에서 만연한 공짜노동이 퇴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른 병원에서도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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