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쌍용차 해고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2일 오후 조계사에서 대한문 분향소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정기훈 기자>
살인적인 폭염에 아스팔트가 프라이팬처럼 달궈졌다. 해고노동자와 스님은 기꺼이 온몸을 내던졌다.

가만히 서 있어도 어지러울 만큼 더운 날씨였다. 길바닥과 한 몸이 된 사람들의 몸이 금세 땀범벅이 됐다.

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은 먼저 간 해고노동자들을 떠올리며 참았다. 천천히 나아가며 정부에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와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지부장 김득중)가 2일 오후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을 기원하는 오체투지를 했다.

이날 오후 4시15분께 지부 조합원 15명과 스님들이 서울 수송동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 올라 오체투지를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목탁이 한 번 울릴 때마다 다섯 걸음을 걸은 뒤 합장했다. 절을 하듯 몸을 숙여 두 무릎과 팔꿈치·이마를 아스팔트에 댔다.

오체투지는 종로 2가와 광화문광장, 프레스센터, 서울광장으로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마무리됐다.

지부는 지난달 3일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세웠다. 올해 6월27일 세상을 등진 김주중 조합원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서른 번째 희생자다.

사회노동위와 지부는 김주중 조합원의 사십구재를 지내는 14일까지 문제를 해결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김득중 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인도를 방문해 쌍용차 대주주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에게 해고자 문제 해결을 요청했지만 그 이후로도 문제 해결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체투지에 함께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쌍용차 문제 해결 없이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과 정의를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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