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청와대와 전국의 쌍용자동차 영업소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약속을 이행하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 12개 지역본부가 이날을 전후해 쌍용차 영업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1인 시위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10년 동안 이어지는 불의와 부정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9년 4월 쌍용차는 2천646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한다고 발표했다. 1천100여명의 노동자가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회사는 발표 다음달 희망퇴직을 거부한 나머지 노동자들에게 정리해고 통지서를 발송했다. 정리해고 대상이 된 노동자들은 같은해 5월22일부터 8월6일까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했다. 이명박 정부는 경찰 특공대를 투입해 폭력을 휘두르고, 헬기로 최루액을 살포하며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끌어냈다.

엎치락뒤치락 판결이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정리해고가 적법하다고 봤지만 2심 재판부는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이 나온 뒤 9개월 만에 정리해고가 합법이라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얘기다. 해당 판결은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재판거래 의혹을 사고 있다. 170여명의 노동자들이 복직투쟁을 이어갔다. 쌍용차는 2015년 12월 지난해 상반기까지 해고자 전원 복직을 위해 노력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일부만 복직했다. 아직 119명의 해고자가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여러 차례 쌍용차 문제 해결을 공언했다. 아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그사이 최근 정리해고와 경찰 폭력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또 한 명의 해고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리해고 후 30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분향소·철탑농성장, 쌍용차 심리치유센터 와락을 찾아 손을 잡아 줬고, 아파했으며, 반드시 쌍용차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며 “대통령의 약속이 희망고문에 불과하다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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