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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도급공정 통합 자회사'로 불법파견 꼬리 자르나올해 17개 협력업체와 계약해지, 8개 회사 일부공정 도급계약 종료
   
▲ 매일노동뉴스 자료사진

현대제철이 노조와 단체교섭 중인 당진공장 사내하청업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업체에 계약해지·통폐합 방침을 통보했다. 극히 이례적인 행보다. 노조는 "회사가 근로자지위확인 집단소송에 대한 법원 판결을 앞두고 불법파견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현대제철은 불법파견 여지를 없애기 위해 도급공정 통합 등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청업체 계약해지 남발, 고용승계 요구는 묵묵부답

9일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지회장 홍승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지회와 단체교섭을 하고 있는 사내하청업체 54곳 중 22곳에 계약종료와 일부공정 도급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사외·2차 하청업체까지 포함한 당진공장 현대제철 협력사는 80여곳이다.

지회는 1차 사내하청업체를 중심으로 매년 교섭을 한다. 지회는 올해 교섭 과정에서 하청업체들로부터 현대제철이 도급계약 종료를 예고한 협력사 명단을 확보했다. 22곳 중 14곳이 전체공정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올해 3월 계약을 해지당한 사내하청업체 3곳을 더하면 17곳이다.

8개 사내하청업체에서는 박판열연 출하 같은 일부공정 도급계약이 종료된다. 해당 업체 사이에 통폐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하청업체와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한다. 5년을 주기로 협력사들을 유지·관리한다. 매년 평균 6~7개 업체에 계약해지를 통보하는데, 노동자 고용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협력사 변경이 이뤄진다. 실제 폐업에 이른 곳은 매년 한두 곳에 불과하다.

올해 상황은 다르다. 지회는 현대제철에 도급계약 해지 이후 계획을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지회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도급계약 해지업체가 대폭 늘어난 데다, 현대제철이 이후 조치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며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불법파견 문제를 피해 가려는 사전조치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 도급공정 통합 의혹 제기

지회가 도급계약 종료 업체들의 인력과 공정을 분석한 결과 1천300여명이 넘는 조합원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현대제철이 조합원 고용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협력사를 교체해도 지회 입장에서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홍승완 지회장은 “새로운 현대제철 협력사가 조합원들을 재고용하더라도 업체교체가 이뤄지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고, 각종 노동조건을 정하는 교섭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이 같은 대규모 협력업체 계약종료 통보는 조합원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고용이 불안한 1천300여명 대다수가 소송 당사자다. 지회 조합원 1천700여명은 2016년 현대제철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냈다. 내년쯤 1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1심 법원은 현대제철 순천공장에서 일하는 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제철은 항소했다.

홍승완 지회장은 “현대제철이 도급계약이 해지되는 공정을 통합해 이를 수행할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1심 판결이 있기 전 불법파견 소지를 없애려는 것으로 유추된다”며 “하청업체로부터 원청이 이를 위한 컨설팅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측은 <매일노동뉴스> 전화·이메일 질문에 응하지 않았다.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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