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10명 중 8명이 고용보험 의무화에 찬성했다. 10명 중 9명은 "노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국보험설계사노조(위원장 오세중)가 지난달 25일부터 4일간 147명의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8일 공개했다.

노조는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입법에 대한 보험설계사 인식조사'와 유사한 문항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인식조사는 대상이 생명보험사 소속으로 국한됐고, 참여자 명단이 사전에 보험사에 누출됐다는 점에서 조작 의혹이 일었다. 보험연구원은 당시 “설계사 56.2%는 노조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고용보험 의무화에 대다수 설계사가 반대(38.0%) 혹은 가입 여부를 선택(45.5%)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정반대 내용을 담고 있다. 설문조사에서 직무 관련 위험보장을 위해 회사로부터 단체보험을 제공받는 보험설계사는 40.8%로 조사됐다. 대부분 생명보험 소속이었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로는 “개인 비용부담”이 37.4%로 가장 많았다. “가능하다는 것을 모른다(32.0%)”거나 “회사의 강요(18.4%) 때문”이라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

산재보험 의무화에 대한 의견을 묻자 74.1%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설계사를 그만두는 이유는 “소득 감소(68.7%)”가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77.6%는 "고용보험 의무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보험설계사들에게 노조가 필요한지 여부를 묻자 89.1%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오세중 위원장은 "보험회사는 자신들의 이윤추구를 위해 보험설계사 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장치를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보험연구원은 설문조사까지 조작해 보험설계사들의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보험설계사에게 고용보험 의무화보다 시급한 것은 노동 3권"이라며 "정부·국회는 법 개정을 통해 보험설계사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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