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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놓인 최저임금 1만원, 노동계가 살려야 한다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지난 3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했다. 한국노총 추천 5명의 노동자위원만 전원회의에 들어갔다. 4명의 민주노총 추천 노동자위원들의 빈자리가 휑했다. 마음이 착잡했다. 특히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의 빈자리가 아팠다. 최저임금 1만원이 한국 사회 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할 첫 번째 마중물이라는 기대가 한껏 부풀었던 1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기에 이렇게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게 됐는지 안타깝다. 정부와 국회의 실책으로 인한 책임이 막중하지만 결국 문제해결은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 몫이다.

양대 노총 위원장과 대통령이 만났다. 짧은 비공식 면담이었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의미는 자못 크다. 최저임금과 사회적 대화뿐만 아니라 도처에서 노정갈등이 스파크를 일으키고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물꼬가 트이길 기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존중 정책 방향은 흔들림이 없다고 확인했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사이 정책협의도 이뤄졌다. 성과가 별로 없는 만남이었더라도 만남 자체가 중요했다. 입장 차이가 적지 않은 조건에서 일거에 뭔가를 얻어 낼 수는 없다. 투쟁 없이 쟁취 없듯이 품 들이지 않고 협상 성과를 기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보고 서두르지 않고 일궈 가고 만들어 가길 바란다. 변수가 많아 예단하기도 어렵지만, 노동이 사라지거나 희미해진 지난 세월의 전철을 되밟지 않으려면 노동계가 주도적으로 치밀하고 차분하게 계기를 만들고 출구를 찾아야 할 때다.

최저임금은 대부분 무노조 노동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500만명 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이다. 산입범위를 확대한 개악 최저임금법 재개정 투쟁은 지속해야 하지만, 2019년 최저임금을 최대한 끌어올릴 방도도 동시에 마련해야 마땅하다. 입법 폐기 및 재개정 투쟁과 2019년 최저임금 인상 교섭 일체를 연동하면 출구가 막혀 버린다. 당장 임금 교섭권도 없이 주면 주는 대로, 심지어 최저임금에도 미달해도 한마디 항의도 못하고 받아야 하는 취약계층 저임금 노동자들 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 교섭전략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 고심해야 한다. 최저임금 적용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들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들어가서 적극적으로 산입범위 확대 부당성도 성토하고, 산입범위 확대로 삭감될 수밖에 없는 최저임금을 보전할 수 있도록 더 높은 인상률로 올려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 대통령의 공약이 아직은 유효하고 공익위원 구성도 잘돼 있으므로 2019년 최저임금을 최대치로 올리는 건 9명 노동자위원 모두의 최우선 순위 과제다. 사용자위원들의 반대가 어느 때보다 거센 조건이므로 노동자위원들이 합심해 맞서야 최저임금 1만원을 지킬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최저임금은 늦어도 7월14일까지 결정될 것이다. 예상해 보자. 최저임금위에서 한 자릿수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가장 먼저 최저임금위를 매개로 그간 잘 유지돼 온 양대 노총 공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은 더욱 쉽지 않은 조건에서 투쟁 전략으로 올인이 불가피하고 노정갈등이 격화될 것이다. 어렵사리 복원돼 가던 사회적 대화는 물 건너가게 된다. 사업장과 산별, 지역단위 수준에서 해결이 어려운 여러 노동의제들은 다시 표류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노동존중 사회 실현 공약을 둘러싼 소모적 논란도 커질 것이다. 수구적폐 정당들이 국민의 심판을 받고 휘청거리고 있고 남북관계 개선으로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기운이 깃드는 때 노동문제는 어두운 심연으로 다시 추락하게 된다. 누가 이득을 볼 것인가. 두말할 것 없이 재벌과 경제관료, 수구보수언론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이다. 적폐 청산 대상으로 숨죽이고 있던 무리들이 노정갈등을 발판으로 다시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이미 그 흐름이 노골화되고 있지 않은가.

최저임금 1만원은 시대적 요구다. 양대 노총과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부가 산입범위 확대 문제 관련한 합리적 대안과 후속 대책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 국회로 결정권이 넘어가는 순간 최악이 될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산입범위 관련 최저임금위원회안을 매듭짓지 못하고 실기한 노동계 책임도 가볍지 않다. 당장 2019년 최저임금 대폭인상이 관건이다. 최저임금위에서 교섭투쟁을 하고 장외투쟁도 병행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임금은 당사자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다. 최저임금 교섭을 하지 않는 건 하책이다. 소탐대실이다. 노동계가 주도해 최저임금 1만원을 살려야 한다. 그래야 최저임금이 국민임금이라고 강조해 온 이유가 입증된다. 결정에는 책임이 따른다. 임금 문제는 노동계가 결정권을 행사해야 한다. 더 이상 실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namsin1964@daum.net)

이남신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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