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보건공단
가상현실(VR) 기기를 머리에 쓰자 눈앞에 공사장이 펼쳐졌다. 비계설치 작업을 하는 작업자가 돼 앞에 보이는 발판에 발을 올려놓자 등줄기에 식은땀이 뱄다. 한 발 앞으로 내딛고 나서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윗단에서 작업 중인 동료가 보였다. 손을 흔들어 작업자 확인을 하고, 상부로 안전발판을 올리는 순간 구조물과 함께 밑으로 뚝 떨어졌다. "으악!" 가상현실인 걸 알면서도 단말마 비명이 절로 났다.

4분여 동안 안전발판 상부인상 작업 중 추락, 비계설치 작업 중 감전 추락, 거푸집 탈형작업 중 추락 등 세 가지 종류의 추락을 체험하고 나니 이마와 등에 땀이 흥건했다. VR체험장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18년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서 안전보건공단(이사장 박두용)이 운영하는 '사고사망 절반 줄이기 대책 특별홍보관' 중 '3대 사망사고 예방존'이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3대 사망사고 예방존은 건설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해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실제와 비슷하게 구성된 공간이다. VR기술을 이용해 비계작업 중 추락사고와 타워크레인 메인지브 연결시 손끼임·텔레스코핑 작업 중 무너짐 사고, 지게차 작업 중 충돌사고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국 5개 안전체험교육장에서 VR을 이용한 안전보건교육을 하고 있다"며 "성인 대상 안전교육으로 효과가 좋다"고 귀띔했다. 공단은 화재폭발·질식·타워크레인·비계작업·서비스업 등 5종 가상체험 콘텐츠를 개발했다. 앞으로 5년간 25종의 콘텐츠를 더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7월2~6일)을 맞아 고용노동부와 공단 주최로 열리는 국제안전보건전시회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안전보건 분야 전시회 중 가장 규모가 크다. 10개국 17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2만여개의 최신 안전보건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사망사고예방특별관·첨단안전산업특별관·안전보건보호구관·공정안전관리관·공공서비스관을 포함한 7개 전시관으로 구성된다. 공단 특별홍보관에서는 각종 가상체험·안전장치 시연과 함께 2018년 안전신기술 공모전에서 수상한 10개 기업들의 제품을 둘러볼 수 있다. 박두용 이사장은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서 소개된 안전한 제품들이 산업현장에 널리 확산돼 사망사고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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