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혀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월27일 합의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청와대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음으로써 북미회담으로 향하는 길이 더 넓어지고 탄탄해진 듯하다"며 "세기적 만남을 설레는 마음으로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직후 기자들에게 "한국전쟁 종전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회담에서 종전에 대한 무언가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를 논의하는 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나오면 평화협정 체결 논의 과정에 개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정전선언 논의 과정에 개입할 여지가 적지만 평화협정 논의에서는 빠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한다"는 데 공감했다.

현재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북·중 등 다자간 복잡한 대화를 주고받은 끝에야 종전선언을 언급했다. 평화협정 문제도 한반도 주변국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주제다. 적지 않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7월 말께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6월12일 북미정상회담은) 하나의 과정이 될 것"이라며 "두 번째, 세 번째 회담을 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위해 여러 차례 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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