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각종 갑질을 저지르고 있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현대·기아차비정규직지회 공동투쟁위원회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정몽구 회장 자택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그룹의 갑질을 철폐하기 위한 총력투쟁을 선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동투쟁위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기아차비정규직지회를 비롯한 6개 비정규직 노조가 결성한 조직이다. 이들은 “재벌갑질은 삼성과 한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현대차그룹이 최악의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투쟁위는 현대차그룹이 불법파견 판정·판결에도 대규모 비정규직을 오랜 기간 사용하는 것을 근거로 댔다. 고용노동부는 2004년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불법파견으로 쓰고 있다고 판정했다. 이후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두 차례 이어졌다. 직접생산공정 외에 현대차·기아차의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가 실제는 정규직이라는 1·2심 판결도 나왔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노동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원·하청 불공정거래도 갑질 사례로 제시됐다. 공동투쟁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하청업체 여러 곳에서 올해 최저임금을 미지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공동투쟁위는 “현대차그룹의 수백·수천 개 다단계 하도급과 부품사 노동자들은 원·하청 불공정거래로 극심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려 왔고, 급기야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같은 장소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공동투쟁위는 “정몽구 일가 퇴진과 갑질을 끝장내는 것만이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들고 수백·수천 개의 다단계 하도급과 부품사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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