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노동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매각 과정에서 고용불안 사태가 불거질지 우려하면서도 극심한 노사갈등을 야기했던 안방보험 철수를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8일 사무금융연맹과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 안방보험의 국외 금융자회사 처분 절차를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안방보험을 위탁경영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2015년 9월 동양생명에 이어 이듬해 12월 ABL생명을 인수했다. ABL생명 인수 직후 구조조정을 단행해 직원 200여명을 줄였다. 저성과자 퇴출프로그램을 강행해 노사갈등이 극심하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인수 당시 3년간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올해부터는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희망퇴직할 경우 창업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매개로 희망퇴직을 독려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두 회사 노조는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제종규 ABL생명노조 위원장은 "안방보험 경영진이 저성과제 퇴출제·임금피크제같이 직원이 반대하는 인사제도를 추진하며 노사갈등을 일으켰다"며 "회사 발전을 위해 차라리 책임감 있는 주주에게 매각되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최병권 노조 동양생명보험지부장은 "(매각 소식을 두고) 다양한 내부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에 조합원 의견을 청취해 노조 입장을 정하겠다"며 "구조조정을 동반하는 매각이 추진될 경우 노조는 직원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동양생명에 매각설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동양생명은 "최대주주에게 확인한 결과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계획상 최대주주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매각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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