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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개편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바란다
   
▲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

“교섭이 뭐야?” “협상은 무슨, 통보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은 뉴스 속 이야기다. 사장님과 단둘이 앉아 연봉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내년 임금을 결정하는 데에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대부분 청년들의 임금은 그렇게 정해진다. 사장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하는 모습은 어느 드라마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비단 직장에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노동조합이 있더라도 상대적으로 영세하거나 작은 기업에서의 지불여력은 녹록지 않고, 협상할 수 있는 여지도 제한되고, 개별 사업장 문제로 여론의 주목을 받기 쉽지 않다. 게다가 일하는 사람들과 사장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도 매우 가깝고, 이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에 커다란 용기를 필요하게 한다. 이러한 여러 난관을 뚫고 좋은 일터로 만들기보다는 더 좋은 일터를 찾아 떠나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일 수밖에 없다. 구직기간을 지나 일하고 있는 청년들이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고, 계속 이직을 준비하게 되는 이유다. 따라서 청년에게는 기업별 단체교섭이라는 방식으로 일터를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산업 차원의 교섭 같은 사회적 대화가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23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3차 회의에서 뜻깊은 결정이 있었다. 노사정위 대표성 강화를 위해서 새로 출범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동자대표에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를 추가하고, 사용자대표에는 중소기업·중견기업·소상공인 대표를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대표적인 미조직 당사자인 청년세대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대화기구가 개편된 것은 뜻깊은 일이다.

그동안 노동시장 신규진입자로서 청년세대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없었고, 심지어 과거 정권에서는 청년세대 요구를 왜곡하고 명분으로 삼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를 달성하고자 이용했다. 국회를 포함해 각종 사회적 논의에 청년이 제대로 대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시장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의제를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대화기구에 청년 대표가 참여하게 되는 것은 청년실업을 비롯한 청년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또한 그러한 과정을 통해 취약계층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보다 평등한 노동,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여성과 비정규직 대표가 함께 추가된 것도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보다 더 대표돼야 하는 취약 계층의 참여를 확실하게 보장한 것으로 의의가 있다.

이러한 대표성 강화는 노동자대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대표는 특히 주로 대기업이 과대 대표돼 왔다. 특히 사용자단체도 지역별·산업별 조직화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서 책임 있는 교섭주체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중간 규모의 초기업적 교섭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번 노사정위 개편을 계기로 보다 중층적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표성 강화와 함께 눈여겨볼 부분이 의제별위원회와 업종별위원회 구성이다. 의제별위원회는 미래 노동시장 변화와 산업안전·사회안전망, 노사관계 관련 법·제도까지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의제를 모두 망라하고 있다. 업종별위원회는 제조·건설·보건의료·금융 등 한국의 중추적 산업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추후에는 이를 다른 업종으로도 확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출판·영상 및 방송, IT업종과 같이 2000년대부터 본격 발달한 신흥산업은 산업 매출규모 자체는 커졌음에도, 중소기업이 많고 제대로 된 노동시장 질서가 갖춰져 있지 못하다. 이러한 산업에는 청년 종사자도 많고(전체 종사자의 61%가 40세 미만), 매출에 비해 기업규모가 작다(전체 기업의 50%가 100인 미만). 이러한 기업별 교섭이 어려운 산업에서 사회적 대화로 교섭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일 것이다.

청년에게 사회적 대화가 절실하다. 청년이 올곧이 사회의 한 주체로서 일터의 문제를 함께 논의해 나갈 수 있도록 경제사회노동위에 부여된 책임이 막중하다. 실질적으로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법·제도 정비를 비롯해 정규직화를 둘러싸고 촉발되고 있는 임금체계 논쟁이나 북유럽 겐트시스템 같은 지금의 한국 사회에 적합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논의까지 폭넓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청년유니온 사무처장 (youngmin@youthunion.kr)

김영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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