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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해 공작’ 검찰 칼끝 어디로 향할까

검찰 칼끝은 어디로 향할까.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가 지난 18일 삼성전자서비스 본사·해운대센터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와해 공작’과 관련해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와 거점 사업장을 겨냥한 것이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해운대센터는 위장폐업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12일에도 삼성전자서비스 남부·경원지사, 해당 지사와 본사 임직원 거처 7~8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사가 AS센터 노동자 7천700여명 직접고용과 노조활동 보장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검찰의 수사 칼끝이 턱밑까지 다가오자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에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사합의와 별개로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번 압수수색은 노조와해 공작의 본거지인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와 위장폐업 사업장을 정조준했다.

올해 2월 다스(DAS) 소송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노조와해 공작 문건 6천건을 삼성전자에서 확보했다. 검찰은 노조와해 공작에 삼성전자서비스와 삼성전자 고위임원까지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행보를 보면 이전과 다른 느낌이 든다. 적어도 봐주기 수사로 흐르지는 않을 것 같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을 주지 말았으면 한다. 기왕에 검찰이 칼을 뽑은 만큼 노조와해 공작의 전모를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삼성전자에서 진두지휘하고, 삼성전자서비스가 실행을 담당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누가 노조와해 공작을 기획·주도했는지 정확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 문건에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다 해체된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이 개입했다는 증거도 포함됐다. 한편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승계작업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또 다른 한편에선 노조와해를 지휘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현재까지 검찰 수사 방향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수사는 삼성전자서비스만이 아니라 삼성전자 고위임원까지 겨냥하고 있다. 그런데 검찰은 2015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폭로한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수사를 했지만 문서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이유를 댔다. 어이없는 결론이었다. 검찰 불신만 키웠다. 과거 오류는 되풀이하지 말자. 삼성전자서비스 임원 몇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도 안 된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일 뿐이다.

고용노동부의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감독과 관련한 의혹도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2013년 9월 노동부는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파견 의혹을 무마해 줬다. 노동부는 수시감독을 한 결과 적법도급이라고 밝혔다.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시감독에 참여한 근로감독관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반론을 제기했다.

핵심은 수시감독 최종 판단 과정에서 노동부 고위간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다. 수시감독을 담당한 일선 근로감독관들이 불법파견으로 판단했는데, 고위간부가 개입한 뒤 결론이 180도 달라졌다는 의혹이 있다. 당시 전국 협력업체 146곳 가운데 노동부 감독이 이뤄진 4곳 중 2곳은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 지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노동자와 소속 노동자 근무 과정에 지배·개입한 점을 따져야 하는 노동부가 의혹 당사자로부터 감독 대상을 추천받은 것이다.

최근 검찰이 확보한 문건에서 이런 정황이 드러났다. 삼성전자서비스 직원들은 노동부 근로감독 과정에서 거짓 증거를 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내부에 대응팀을 꾸려 조사받을 직원의 진술을 미리 짜고 훈련까지 시켰다. 협력업체가 제출하는 자료는 삼성전자서비스 대응팀의 확인을 거쳤다. 노동부 수시감독 보고서가 삼성전자서비스 제출 자료와 유사한 부분이 많은 이유다. 은수미 전 의원이 폭로한 녹취록과 검찰이 확보한 문건은 퍼즐을 맞춘 것처럼 당시 실상을 보여 준다. 이처럼 불법파견과 위장도급 증거는 차고 넘친다. 검찰은 노동부와 삼성전자서비스의 ‘짬짜미 근로감독’ 공모가 이뤄졌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헌법은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노조할 권리는 기본 권리다. 그런 노조활동을 무력화하는 것은 헌법 부정이다. 헌법을 부정한 삼성그룹을 일등 기업이라고 봐준다면 나라 꼴이 우스워진다. 다시는 노조와해 공작이 활개 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검찰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리라 믿는다.

박성국 논설위원  park21@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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