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고숙련 일학습병행제(P-Tech) 과정
정부가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두 팔 걷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실업은 우리 사회 청년들이 겪는 모든 불행과 고통의 근원"이라고 언급할 정도다. 지난달 15일 '청년일자리 종합대책 발표식'에서 문 대통령은 네 가지 대책을 언급했다. 거기에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거쳐 대학 진학 등을 할 수 있게 '선 취업 후 학습' 기회와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이 주목받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공공직업훈련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소기업과 청년일자리-한국폴리텍대학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폴리텍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포럼 발제를 맡은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같은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공공직업훈련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폴리텍대 과제로 △지역별 직업훈련 플랫폼 구축 △고학력 미취업자 기술역량 강화 △고교단계 직업교육 기회 확대 △체계적 성과분석과 관리 △취업지원 성과 전파와 확산을 꼽았다.

그는 "폴리텍대가 지역별 직업훈련 플랫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업의 교육훈련 요구를 신속하게 발굴하고 이를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반영해 양질의 취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순 기능을 가르치던 교육과정에서 탈피해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신산업학과를 신설하고 시설과 장비 등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교-기업-학위 연계 직업교육 확대해야"

포럼에서는 '고교-기업-학위'를 연계하는 직업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현재 '피-테크(P-Tech)'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인 한국형 고숙련 일학습병행제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동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은 직업교육 기회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킨다"며 "폴리텍대가 이러한 현상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직업계 고등학교 학점제와 연계한 실무형 나노 디그리(nano degree·온라인 단기 학위) 과정을 폴리텍대에 개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나노 디그리는 특정 분야 전문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핵심강좌와 현장실습을 묶어 단기 교육과정으로 구성·운영하는 형태다.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일터에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는 IT업계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고교과정 이수 후 '폴리텍대 같은 고등직업교육기관 과정 2년(대학 1.5년+기업 인턴 0.5년)+계약학과 1.5년' 과정을 묶는 나노 디그리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표정선 폴리텍대 교육훈련연구센터장은 "현재 폴리텍대 교원의 썰물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폴리텍대가 '일자리 대학'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하려면 학사제도나 인프라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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