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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공청회] "구의역 김군은 어디서 보호받나요?"도급제한·작업중지권 쟁점으로 떠올라 … 노사 모두 "의견수렴 후 보완" 요구
▲ 고용노동부 주최로 27일 오후 서울 새문안로 에스타워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공청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작업중지권 보장 등 노동자 참여권 확대를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입법예고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이해당사자인 노사 단체가 모두 재검토를 촉구했다. 노동계는 좋은 취지로 마련된 법을 사업장에 제대로 적용하려면 허술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원청에 과도한 책임을 지워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우려한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 "도급금지 범위 협소" vs "계약체결 자유 침해"

노동부 주최로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열린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에서 노사 단체가 "의견수렴을 다시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도급 제한' 조항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개정안은 도금작업이나 수은·납·카드뮴 제련·주입·가공·가열 같은 유해작업 도급을 금지하고 있다. 유해위험 작업은 안전보건 평가 후 도급을 승인하고, 재하도급은 금지했다.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들에게 도급할 수 있도록 적격수급인 선정의무도 지웠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 조항과 관련해서는 노사가 비판의 결이 다르다. 노동계는 도급금지 적용대상이 너무 협소하다고 비판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개정안을 적용하면 도급금지 적용대상은 22개 사업장 852명"이라며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던 '구의역 김군'은 포함되지 않는 개정안"이라고 말했다. 방사선 취급과 철도·지하철 선로보수, 화학설비 보수, 타워크레인 설·해체, 조선업처럼 반복적인 산재사망이 발생하는 사업장의 외주화 작업에 대한 검토가 없다는 얘기다. 최 실장은 "외주화가 주원인으로 산재가 다발하는 작업·조선업 재하도급 관련 조항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장은 "도급금지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상시 유해위험성이 있는 작업은 도급을 전면 금지해야 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해 안전보건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유해작업 도급금지는 과하다"고 주장했다. 도급계약 금지가 기업 간 계약체결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한다는 것이다. 전승태 한국경총 산업안전팀장은 "특정작업의 계약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금지하는 경우는 일본·미국·영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도급금지가 하청근로자 보호를 위한 예방대책 수단으로 부적절한 만큼 원·하청 간 안전관리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유해작업 수행업체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게 실효성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도 나뉘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해위험작업에 대한 도급금지는 방향성에서는 공감하지만 방법론적으로는 세련되지 않다"며 "위험작업을 초보자에게 도급하는 게 문제이지, 전문가에게 도급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장은 "개정안에 도급금지 범위 확대에 대한 논의나 절차 관련 조항이 없다"며 "원청이 적격 수급업체를 선정하도록 하는 방안도 적격기준 세부 내용을 찾을 수 없고, 위반시 처벌조항도 없다"고 우려했다.

작업중지·대피권, 현장에서 작동할까

작업중지권도 쟁점이다. 정부는 개정안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대피한 노동자에 대한 불이익 처우도 금지했다. 조기홍 소장은 "급박한 위험이라는 정의와 해석이 모호해 실효성에 의구심이 든다"며 "급박한 위험과 함께 안전보건조치가 미비한 경우를 작업중지 요건에 포함시키고, 노동자 대표나 명예산업안전감독관에게 작업중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명선 실장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도 작업하러 들어갔다가 죽은 노동자들이 많다"며 "2013년 여수산단 폭발사고 때도 노동자가 퍼지(가스방출) 작업이 안됐다고 얘기했는데도 사업주가 작업을 지시해 들어갔다가 사고가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원청인 대림산업은 작업허가서를 내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림이 작업허가서를 발부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 실장은 "지금도 합리적 이유로 작업대피를 하면 회사에서 징계에 손해배상까지 청구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개정안 조항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전승태 경총 팀장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서 단지 '산재가 다시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작업중지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은 작업중지 요건을 행정기관이 자의적으로 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법치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앞서 박영만 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공청회를 계기로 많은 의견을 참조해 고칠 수 있는 건 고치고, 구체적인 건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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