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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괜찮은 일자리를 원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자리 미스매치’를 청년실업 원인으로 꼽는다.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데, 청년들은 열악한 중소기업에 가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20만개의 비어 있는 중소기업 일자리에 주목하고 있다”며 일자리 개수까지 언급했다.

정부는 2008년부터 10년간 21차례에 걸쳐 범정부 청년실업대책을 제시했다. 일자리 미스매치는 청년실업 원인 1순위였다. 김 부총리의 판단이 새삼스럽지 않다. 그래도 김 부총리 말에 귀를 쫑긋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청년고용 상황이 심각하다.

최근 청년실업률(9.8%)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미래조차 암담하다. 첫 취업연령대인 25~29세 에코세대가 향후 3~4년간 노동시장에 진입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에코세대 인구는 올해부터 20만명씩 증가하다 2024년에 줄어든다. 괜찮은 일자리는 부족한데 일자리 경쟁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범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 까닭이다. 그렇다면 김 부총리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걸까.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5차 일자리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방안을 공개했다. 핵심은 중소기업과 청년 소득보전 지원,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다. 원칙은 민간부문 청년일자리 수요 창출과 청년 지원 체감도 향상, 한시적 재정 지원이다.

정부는 34세 이하 청년을 채용하는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지원하고, 청년의 소득·주거·자산형성을 뒷받침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실질소득 1천만원 이상을 지원한다. 한시적인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청년들이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탓에 중소기업을 꺼리는 것을 고려했다. 중소기업도 1명을 채용하면 연간 900만원의 고용지원금을 지원받는다. 정부는 추경예산안을 4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추경을 통한 한시적 재정대책으로 2021년까지 18만~22만명 추가고용을 창출해 청년실업률을 8%대 이하로 낮추는 게 이번 대책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 대책은 신규 일자리와 특정 고용방식을 뼈대로 한 것이 아니다. 미스매치를 겪는 중소기업 일자리를 개선하는 차원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의 애로점을 해소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정부는 청년단체·전문가와 함께 청년일자리대책위원회(TF) 구성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과거정권은 청년인턴제(이명박 정부), 해외취업 확대(박근혜 정부)를 제시했지만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했고, 기존 정책을 수정해 개선했다. 관심을 끌었지만 실제 활용률이 절반에 불과했던 청년고용장려금제도, 청년내일채움공제 지원대상을 넓히고, 지원금액도 올렸다. 기존 제도 진입장벽을 낮췄다. 새로운 것은 없지만 종전보다 진전된 발상이라는 평가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대기업-중소기업 임금·노동조건 격차를 줄여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려도 나온다. 청년에 대한 직접지원보다 간접지원에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을 거쳐 받는 지원이나 세제혜택 확대방안이 상대적으로 많다. 세제혜택 확대는 법 개정과 관련된다. 청년에게 정부지원 혜택이 주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정부가 4월 추경안을 국회에 내고 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추진한다고는 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일부 야당은 “6월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겨냥해 정부가 돈을 풀었다”며 날을 세우는 실정이다.

정부 대책이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한 단기대책에 쏠린 것도 마음에 걸린다. 현장노동청 의견수렴 과정에서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가면 임금은 낮아도 더 나은 게 있어야 할 텐데, 야근도 많고 기업문화도 안 좋은 경우가 많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청년들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은 ‘괜찮은 일자리’다. 정부가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할 수 있는 산업·업종을 제시하고, 선도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준수와 소액 임금체불 구제체계 마련, 고용보험제도 보완, 일자리 차별개선 등 구조적인 제도개선도 요구한다.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가 필요하지만 청년친화적 일자리로의 전환이라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부와 국회가 추경 논의 과정에서 이러한 점들을 보완하기를 바란다.

박성국 논설위원  park21@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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