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우람 기자
“17만이 하나 되면 못할 게 없습니다. 올해도 금속노동자의 깡다구를 보여 줍시다.”

올 들어 최강의 한파가 찾아든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전국에서 6천여명의 금속노동자들이 모였다. 금속노조(위원장 김호규)가 이날 개최한 '2018년 투쟁 선포식'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절반가량이 노조 광주전남지부 금호타이어지회 조합원이다. 지회는 이날 파업 후 상경투쟁에 나섰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노동자 191명을 정리해고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총액 기준 30% 줄인다는 계획이 담겼다.

지회는 노조의 투쟁선포식에 합류하기 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자체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회는 “경영 위기를 타개하는 데 노동자들도 동참하려고 하지만 금호타이어 실사 자료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보여 주고 싶은 자료만 취사선택해 지회에 제시하면서 마치 노동자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투쟁선포식에서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을 1순위 목표로 앞세웠다. 이어 ‘노동악법 철폐(노조할 권리 보장)’와 ‘산별교섭 제도화’를 대정부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오늘 집회로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을 거라는 조합원도 있었는데,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 한국노총의 금융노조가 산별노조로서 권리를 보장받는다면 얼마든지 욕을 먹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펴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산별교섭을 제도화하자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며 “17만이 단결해 투쟁하면 못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1시간가량의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앞까지 행진한 후 자진 해산했다. 노동자들은 “노동자 다 죽이는 구조조정 중단하라” “17만의 투쟁으로 산별교섭 쟁취하자” 같은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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