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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주 노동시간, 휴일근로 중복할증 여부' 오늘 공개변론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 명의 탄원서 제출 … 노사정대표자회의 2월로 연기되나
   
▲ 한국노총은 17일 오전 대법원에 김주영 위원장 명의로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국노총>
노동시간단축을 둘러싼 노사 갈등의 핵심은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이다. 대법원이 18일 이와 관련해 공개변론을 개최한다. 노동계는 “주 40시간을 넘는 휴일근로는 휴일근로이면서 연장근로에 해당한다”며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합산해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오기 전에 2월 임시국회에서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 문제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파행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노총 “원칙에 벗어난 결정은 또 다른 폐단 야기”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날 오후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 문제에 대한 공개변론을 연다. 경기도 성남시 청소노동자들이 “휴일근무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해 달라”며 낸 임금청구소송 상고심이다. 청소노동자들은 근기법이 정한 주 40시간을 초과해 주말까지 일했는데도 휴일근로수당만 받았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한 첫걸음으로 노동시간단축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한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시행과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과 관련한 노동시간단축 논의는 노사 간 이견에 막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17일 오전 대법원에 김주영 위원장 명의로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국노총은 탄원서에서 “근기법이 정한 할증임금 지급의 제도적 취지는 1차적으로 사용자에게 가중된 금전적 부담을 가함으로써 사전에 연장·야간·휴일근로를 억제해 노동자 보호를 위한 근로시간 제한제도가 준수되도록 하려는 데 있다”며 “초과근로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노동시간단축과 비정상적인 노동형태를 개선하는 직접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법원은 “현행 근기법에 따르더라도 1주일은 7일로,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해당한다”며 “휴일 가산수당 및 연장 가산수당을 중첩해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고등법원은 판결 14건 중 11건에서 중복할증을 인정했다. 한국노총은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 가산은 장시간 노동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해결책”이라며 “원칙에서 벗어난 해석이나 결정은 또 다른 폐단을 일으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이 미칠 사회·경제적인 영향을 고려해 공개변론을 결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제기한 임금청구소송에서 사회·경제적 영향을 이유로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노사합의는 근기법에 위반돼 무효”라면서도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한다면 노동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성실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노동계는 기업의 경제적 부담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줄이는 차원에서 사회·경제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정대표자회의 2월 연기 가능성 높아

대법원 전원합의체 확정판결은 통상 공개변론 후 3개월 이내에 내려진다. 정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시행과 중복할증 여부를 담은 근기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 문제가 사법부 판단에 따라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먼저 입법적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확정판결을 지켜본 뒤 1주일을 ‘휴일을 제외한 5일’로 보고 최장 68시간까지 근무를 시켜도 된다는 내용의 행정해석을 폐기할 방침이다.

노동계는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 금지를 담은 근기법 개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양대 노총 지도부는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에서 비공개 조찬회동을 갖고 이 같은 뜻을 공유했다.

일각에서는 노사정대표자회의가 24일로 예정된 데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 문제를 비롯한 근기법 개정안 논의가 노사정 사회적 대화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복수의 노동계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16일 김영주 노동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노사정대표자회의 연기를 요청했다. 김 장관은 "양대 노총이 합의하면 일정 연기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연기되면 2월 임시국회 근기법 개정안 처리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김형동 변호사(한국노총 중앙법률원)는 “2월 임시국회에서 근기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이번 사건은 과거 소급분에 대한 임금청구소송이기 때문에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중복할증이 인정돼야 한다”며 “사법부 판단에 앞서 국회가 해당 내용을 입법하는 것은 사회적 혼란만 가중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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