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나 한일 정부가 2015년 12월28일 체결한 합의는 잘못된 것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4일 정오 청와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8명을 초청한 오찬 자리에서 “할머니들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 모두 잘못된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지난 합의가 양국 간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전날 발표된 위안부 TF 조사 결과에 대해 “12·28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확인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감사를 표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12·28 합의 이후 매일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한스러웠다”며 “대통령께서 합의가 잘못됐다고 조목조목 밝혀 줘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대통령께서 여러모로 애쓰시는데 부담드리는 것 같지만 이 문제를 꼭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우리가 해방 이후 73년을 기다리고 있는데 (일본은) 아직도 사죄하지 않는다”며 “사죄만 받게 해 달라. 대통령과 정부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했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께서 그동안 워낙 잘해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과거 정부가 공식 합의한 것도 사실이니 양국관계 속에서 풀어 가는 게 쉽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새해 국정방향을 밝힌다. 이날 위안부 합의 문제를 비롯해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과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등에 관한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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