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4.23 월 14:47
상단여백
HOME 칼럼 연재칼럼 김형동의 노동현안 리포트
2018년 MBC 뉴스를 보며
   
▲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이번 소식은 어느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소식입니다. 20년 동안 검사작업을 해 왔던 쌍용자동차 ○○씨가 갑자기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게 된 것이 산업재해의 원인이라는 판단입니다.”

그제 MBC <뉴스데스크> 중 한 꼭지다. 요즘 문화방송을 일부러 찾아본다.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볼만한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이 있는지. 어디론가 사라졌던 얼굴에서 프로그램까지, 속속들이 예전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과거 시사와 예능은 물론 스포츠까지, 적어도 필자에게는 신선하게만 느껴졌던 그때 그 모습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게 솔직한 자평이다. 어쩌면 그간 jtbc나 1인 팟캐스트까지, 진실만을 말하기 위해 피와 땀을 다한 결과 만들어 낸 높은 수준의 뉴스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차지했고, MBC를 비롯한 지상파 뉴스는 아까운 전파낭비자로 전락한 게 아닐까. 권력에 의한 ‘팔 비틀기’가 큰 이유이긴 하지만 황금기를 구가하던 MBC 뉴스는 빠르게 대중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래서 많이 분발하는 듯 보인다. 과욕이 부른 오보나 편집도 있었다. 사과는 있었지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더 정확한 사실 전달에다 바른 표현을 쓰고자 하는 노력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위 산재 뉴스 다음에는 ‘최저임금과 일자리 감소’를 놓고 '새로고침'이라는 이름으로 팩트체크를 했다. 10% 이상 인상된 연도를 확인하고 일자리 증감을 검증했다. 결론은 ‘크게 관계없다’고. ‘매우 부정적 영향’을 운운하던 게 불과 얼마 전 아니었던가.

글머리에서 소개한 ‘노동자’라는 표현은 신선하다 못해 듣는 이에 따라서는 충격적일 수 있다. 전문 모니터링 요원은 아니지만 지상파 3사는 물론 종편까지 뉴스에서 ‘노동자’로 정확하게 표현한 경우는 흔치 않다. 정상화된 지, 정상적인 뉴스를 보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온전한 상황은 아니지만 뭔가 변화를 구하고 제대로 해 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짠하다.

많은 이들이 2018년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KBS도 정상화되기를 바랐다. 더디기는 하지만 일부 이사진 교체가 진행 중이라니 그나마 다행이다. 정상화되면 그동안 비싼 수신료(2천500원) 값을 못한 데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할 게다. 아니면 환불이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의 신뢰라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공기(公器) 혹은 공기(空氣). 뭐라 표현해도 아깝지 않다. 언론이 얼마나 중요한지 두말해 무엇 하랴. 꽤 긴 시간 사회가 부패하고 부조리로 가득했지만 언론은 침묵하거나 애써 왜곡했다. 감시자로서 본연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 견디다 못한 시민과 노동자들이 결국 거리로 나섰다. 일부 언론의 집요한 취재와 희생이 있었음을 모르지 않는다. 아쉬운 것은 진작부터 이들이 제 역할을 했더라면.

“역사상 가장 중요한 2018년 새해가 밝았다”고 호들갑이다. 일리가 없는 표현은 아니다. 내로라하는 각 기관에서는 앞다퉈 2018년을 소개한다. 마치 2018년을 다 살아 본 것처럼. 평창 동계올림픽과 지방선거·개헌, 국민 삶의 질 개선 같은 과제만 나열한다. 정부가 전한 새해 국정계획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생동감이 없다. 새해가 밝은 지 며칠 지났을 뿐인데 지친다. 나만의 생각일까.

아마도 의문의 시작은 언론매체에 대한 불신이 큰 탓이리라. 정확한 사실에 기초한 분석과 가장 중요한 ‘대안’ 제시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드론을 날려 만든 영상에 그저 그런 나열식 보도는 뉴스가 아니라 또 하나의 쇼 프로그램이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위와 같은 사업의 목적은 무엇이고, 시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누구와’ ‘어떻게’ 진행해야 한다” 정도는 분석해야 하지 않겠나.

임금과 노동시간단축은 노동자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이면서도 정작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저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나의 임금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고 쉬이 단정해 버린다. 그래서 노동시간단축에 무조건 반대할 수밖에 없다. 그런 사업장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편향된 정보에 오랜 기간 노출된 결과다. 언론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토론의 장을 많이 마련해 줘야 한다. 돌아온 MBC가 한번 시도해 보면 어떨까. “노동자쪽 패널 김○○의 발언입니다.” 생각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형동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