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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임원직선제 연쇄인터뷰-기호 1번 김명환 위원장 후보] "노동자 정치세력화 포기 못해, 진보대통합 저수지 되겠다"
   
▲ 기호 1번 김명환 후보조

민주노총이 2기 임원직선제를 앞두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4명의 위원장 후보를 인터뷰해 나흘간(기호순) 싣는다. 후보 간 의견차를 확인할 수 있게 대부분 같은 내용의 질문을 했다.<편집자>

1996년 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이어진 '노동법 개악저지 총파업' 이후 이만큼 대중적 지지를 받은 투쟁이 있었을까. 2013년 철도민영화 반대 파업은 공공부문 민영화를 넘어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로 촉발된 사회적 화두까지 담아내며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이 투쟁을 이끌었던 김명환(52·사진) 위원장 후보는 “민주노총도 조합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고립을 넘어 국민에게 지지를 받는 진짜 승리가 절박하다”며 2기 민주노총 임원직선제에 출사표를 던졌다. 기호 1번 김명환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완강하게 투쟁하고 당당하게 대화하겠다”며 4개 후보조 중 가장 먼저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을 위한 ‘신8자 회의’를 제안했다.

노정 신뢰 형성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한상균 위원장 석방’과 ‘전교조 합법화’라는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김 후보를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선거캠프에서 만났다.

- 출마 이유는.

“한 후배가 ‘뭐하려고 선거에 나왔냐’고 묻더라. ‘절박해서’라고 답했다. 민주노총이 지난 정권에서 잘 싸웠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이겼다’는 정신승리에 그치는 게 아닌가 싶었다. 투쟁을 하면 손에 뭔가 쥐여 줘야 한다. 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조직의 단결, 지도부에 대한 신뢰, 공동체 의식 같은 성과도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모두를 가져오는 투쟁과 승리가 절박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13년 철도민영화 반대 투쟁은 조합원들이 자기로부터 결의해서 동지를 구하고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함께 싸운다는 걸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조합원들은 자긍심을 갖고 국민에게 ‘살아 있네’라는 말을 듣는 민주노총을 만들고 싶어 출마했다.”

- ‘믿는다 민주노총, 노동혁명·현장혁명’ 슬로건에 담긴 의미는.

“포항 현대제철 조합원 간담회에서 서른두 살의 젊은 조합원이 ‘요즘 젊은 친구들은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더라. 그때까지 슬로건을 뭘로 정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머리를 ‘딱’ 때리는 게 있었다. 민주노총이 지금 필요한 게 ‘믿는다’는 것 아닐까. 신뢰받는다는 얘기는 안으로는 ‘자긍심’이고, 밖으로는 ‘대표성’과도 연결된다. 믿음과 신뢰는 ‘국민의 지지’와 엮어 주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노동혁명·현장혁명’은 ‘촛불혁명을 겪은 노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란 고민이 함축돼 있다. 촛불혁명 과정에서 보인 창조력·역동성·자신감이 공장 앞에서 멈춰진 느낌이다. 촛불혁명을 이어 노동과 일터에서 혁명적 변화를 주도해야 할 과제가 민주노총에 있다.”

“구들장 무너지는데 지붕 올리기만”

-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일자리 확대를 최대 국정과제로 삼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노동적폐 청산, 노동존중 시대를 만들겠다는 선언이 참신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속도가 느리고, 특히 비정규직 정규직화 내용이 턱없이 부족하다. 공공부문에서 일자리 창출을 얘기하니까 뭔가 굉장히 희망적으로 보이지만 제조업은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구들장이 무너지고 있는데, 정부가 멋있는 지붕 올리기만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제조업 살리기에 정부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콘셉트가 ‘진정성’이라면, 한상균 위원장이 아직까지도 감옥에 갇혀 있는 상황은 이해할 수 없다. 전교조 지도부가 단식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고용노동부가 장관 이름으로 ‘노조 아님’ 공문 하나 달랑 보내면서 전교조는 법외노조가 됐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싶으면 노동부가 전교조에 보낸 ‘노조 아님’ 공문을 취소하면 된다. 한상균 위원장과 전교조는 진정성의 문제다. 대통령이 먼저 진정성을 보여 주면 노정 간 신뢰가 형성될 것이다.”

-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을 위한 ‘신8자 회의’를 제안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광장민주주의를 거치며 조합원들 속에서 ‘박근혜와 다른 시대라면 정부와 대화의 여지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기저에 흐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청와대 초청 만찬 불참으로 답답함이 폭발한 것 같다. 만찬에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지만, 지도부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것이다. 조합원들의 아쉬움과 답답함을 뚫어 주기 위해 사회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라는 프레임이 발목을 잡고 있다. 노사정위는 10년 전 버전이다. 올드하다. 그래서 ‘신8자 회의’를 제안했다. 노사정위원장 대신 국회 대표가 참여하는 것이다.”

- 민주노총 출신 노사정위원장이 노사정위 쇄신을 약속하고 있지 않나.

“노사정위원장이 누구냐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노사정위 틀 자체가 낡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산업변화와 노동의 질적 변화를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용도폐기해야 한다. 한국노총이 제안한 8자 회의에는 노사정위원장이 참여하는데, 노사정위원장이 들어가는 순간 식물화하고 있는 노사정위에 영양제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 국회가 참여했을 때 장점은.

“노사정위에서는 노사정이 합의해 정부에 권고안을 내면 정부는 법제화 여부를 판단해 국회로 보내는 등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한다. 새로운 대화기구에 국회가 참여하면 이 과정을 압축할 수 있다. 관련 상임위가 결합되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물론 이거라고 맹점이 없겠나. 국회에도 이른바 ‘꼴통’들이 있지 않나. 그럼에도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또 국회의 본질을 믿는다. 바로 여론이다. 여론을 모아 압력을 가하면 국회의 속성상 움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노사정위를 고집하면 어쩔 거냐’ ‘그게 되겠냐’는 질문도 받는다.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 또 포기하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 미리부터 ‘안 된다’는 편견은 갖지 않았으면 한다.”

120만 조직화 목표 … 양적 축적으로 질적 변화

- 민주노총 내 조직 갈등이 심심치 않게 불거지고 있다. 조직화 과정에서 산별 간 갈등은 물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도 심각하다. 해결 방안이 있다면.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노조 조직화에서 핵심은 단결이다. 50%에 육박하는 비정규직의 고용과 처우개선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규직의 삶과 권리 또한 후퇴할 수밖에 없다. 정규직-비정규직 단결과 공동운명체를 지향하는 내부 노력이 필요하다. 금속노조에서 1사 1노조 원칙도 소중히 지켜져야 한다. 공공서비스 부문 조직화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조직 갈등은 유연성을 가지고 조율해야 한다. 별도의 ‘조직갈등해소 전담기구’를 두겠다. 노동법 전문가와 이해당사자, 임원, 갈등해소 전문가로 꾸려진 별도 기구에서 권위 있는 해결책을 내도록 하겠다.”

- 200만 민주노총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어떻게 조직화할 것인가.

“비정규직 조직화가 핵심이다. 특히 공공·사회서비스·민간서비스·특수고용 노동자들이 1차 조직화 범위다. 총연맹 산하에 산별·지역·현장이 참여하는 특별조직체계를 만들고, 인력과 예산을 우선 배정해 위원장이 직접 관장하겠다. 구체적으로 공공부문 40만 비정규직 중 3분의 2 수준인 27만명, 사회서비스 분야 30만개 일자리 창출 과정에서 10만명 이상을 조직화 목표로 설정했다. 100만명을 육박하는 특수고용 노동자 중 15만명가량을 1차 조직 목표로 하고, 300만 민간서비스 영역 노동자 중 30만명을 우선 조직화하겠다. 35만명 가량의 중간노조 20만명을 민주노총으로 끌어당기겠다. 청년노동자 20만명도 조직 대상이다. 기존 민주노총과 전혀 다른 체질의 120만명을 조직한다는 건 조합원 숫자만 늘리는 게 아니라 질적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의미다. 조직운영부터 예산편성까지 모든 걸 바꾸겠다.”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입장은.

“단결의 정신에 입각한 공동대응이 우선이다. 진보정치와 노동정치를 표방한 제 세력들과 정당들의 공동대책 논의를 민주노총이 중심이 돼 진행하겠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겠다. 민주노총이 진보정치세력 대통합의 저수지가 되겠다. 여러 물줄기를 모아 하나의 강물로 보내는 저수지 역할 말이다. 진보정당들과 전략적 동반관계를 구축하고, 법·제도 개혁 투쟁을 함께하면서 진보정치 대통합 방향으로 가겠다. 그동안 이런 걸 민주노총이 안 했나? 했다. 그런데 결정하지 못했다. 그게 바로 리더십이다. 조정하고 모아 내고 결정짓겠다. 잡음 없이 갈 생각 없다. 내부에서 문제제기도 있겠지만,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는 데 동의만 한다면 더디 가더라도 가겠다.”

[기호 1번 김명환 후보는]
1999년 전국민주철도지하철노조연맹 사무차장
2002년 민주노총 공공연맹 조직실장
2013년 철도노조 위원장
2014년 'KTX분할 철도민영화 저지' 파업으로 구속·해고
2017년 현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자위원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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