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하기로 하면서 20일 임시주주총회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지주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윤종규 회장 선임 안건(사내이사 선임의 건) 등을 논의한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등 KB노협 소속 노조들은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지주 대표이사(회장)를 이사회 내 소위원회에서 배제해 회장 권한을 약화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제안했다. 두 안건은 상정된 상태다.

19일 KB노협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KB노협이 제안한 사외이사의 선임 안건에 찬성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다만 정관 변경 안건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KB금융의 지분 9.68%(10월 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외국계 주주들은 68%를 차지한다. KB노협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은 의결권 보유주식 25%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 주주의 50%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국민연금이 찬성해도 안건 가결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노동계는 KB노협이 제안한 안건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노동자들이 소액주주 권리를 활용해 회사 경영에 개입할 단초를 만들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KB금융에서 했던 대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 의견을 낼지도 관심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시가 시행하는 노동이사제를 전체 공공기관에 도입하고 민간기업으로 확산한다는 대선공약을 낸 바 있다.

KB노협은 이날 성명에서 "설령 이번에 표가 부족해 안건을 관철시키지 못하더라도 KB금융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 제고를 위해 앞으로도 주주제안 같은 기업지배구조 개선 활동을 하겠다"며 "경영진과 이사회는 이번 기회에 현재 지배구조가 과연 투명하고 공정한지, 그리고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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