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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시위
   
검은 옷차림 야당 의원들이 온갖 음모와 미심쩍은 행적을 밝히라며 현수막 들고 벌떡 일어나 시위를 했다. 초유의 일이었다. 낯선 풍경에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다. 시정연설을 마친 대통령이 시위대에 다가가 손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박수를 받았다. 사람 중심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 등 국정 구상을 밝힌 뒤였다. "국가가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국민은 희망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고 대통령은 말했다. 가을, 정치가 볼만하다고, 꼴불견이 여전하다고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노란 조끼 입은 해고자들이 정부와 정치권이 특허기술 먹튀와 정리해고 문제 해결하라며 현수막을 걸고 노숙시위에 나섰다. 익숙한 일이었다. 높이와 수평을 맞추는 데 머뭇거림이 없었다. 길바닥에 나앉은 지 2년, 네 번째 농성장을 새로 꾸렸다. 선전물 만드는 게 종종 삐끗대 맘 같지 않자 청테이프 탓을 했다. 접착력이 전 같지 않다고 해고자들이 웅성거렸다.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했던 약속을 지켜 달라고 거기에 새겼다. 바람 불면 후두두, 노랗고 붉게 익은 낙엽이 농성장 돗자리에 쌓였다. 청와대 가까운 효자로에 품 넓은 가로수가 제각기 색으로 물들었다. 가을 정취 따라 산책 나선 관광객이 농성장에 다가와 셀카봉을 내밀었다. 낯선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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